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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학생들의 학생자치권을 위한 입학식 투쟁

부산대에서는, 지난해 11월, 단일 선본 사퇴로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뒤, 단과대학 학생회장들과 동아리연합회장이 협의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총학생회를 대신하고 있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총학생회가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변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학교 본부는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은 채 학생들의 민주적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 학교 본부는 얼마전 부산대·창원대 통합 문제와 국립대 법인화 문제 같은 중요한 문제를 처리할 때 학생들과 대화하기는커녕 비대위의 공문을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이런 학교본부의 학생자치권 탄압에 항의하며 싸워 왔다.

입학식에서 항의중인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부산대 학생들

학생자치권 탄압 문제는 지난 11일 ‘2010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및 오리엔테이션’에서도 불거졌다. 관례대로라면 총학생회의 환영 인사가 입학식에 포함돼야 한다. 그런데 학교 본부가 비대위의 요청을 거절하고 그 순서를 빼 버린 것이다.

비대위는 재빨리 항의 행동에 나섰다. 식장 앞에서 단과대학 학생회장들과 동아리연합회장은 직접 쓴 팻말을 들고 신입생들을 맞이했다. 행사장 안에는 학생자치권 보장을 요구하는 펼침막이 걸렸다. 소식을 들은 ‘다함께’ 부산대 모임과 민주노동당 부산대 학생위원회도 학생자치권 탄압 반대 행동에 동참했다. 동아리를 홍보하던 학생들과 입학식에 참가한 신입생 수천 명은 비대위의 팻말을 보며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 했다.

학생처는 오만하게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욕설과 반말을 섞어 가며 항의 중지를 요구했다. 이 상황을 취재중이던 〈부대신문〉 기자에게는 사진을 지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학생처의 황당한 행동에 항의하며 언론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입학식 행사 1부가 끝난 뒤 학생처는 결국 학생들의 위세에 눌려 펼침막을 철거하는 조건으로 비대위의 인사를 허용했다. 신입생 환영 인사에서 학생회장들은 “21세기 글로벌 인재도 좋지만 대학에서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정의”,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는 부산대학교라는 총장님의 말씀처럼 자유와 정의를 위해 학교 본부에 맞서 싸우겠다”며 학교 본부를 비판해 신입생 수천 명에게 호응을 받았다.

비대위는 3월 2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진짜 입학식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