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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

정부와 금호타이어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주문하며,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고 말한다.

일부 노조 지도자들도 ‘회사 살리기’에 동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래서 양보 교섭에 나서게 된다.

보수 언론들은 ‘노사 상생’을 부르짖으며 노동자들과 사장들이 ‘공동 운명체’인 것처럼 말한다.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야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사장들과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는 날카롭게 충돌하고 있다.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사장들은 이윤 회복을 위해 노동자들의 끝없는 희생을 강요한다.

1997년 IMF 위기 당시에도 기아차 노동자들은 1인당 1천~1천5백만 원씩 빚을 지면서 회사 구하기에 나섰지만, 정작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구조조정과 상시적 고용불안이었다.

김우용 화성지회 ‘금속노동자의 힘’(현장조직) 의장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한다.

“조합원들이 빚을 내서 회사에 돈을 보태고 임금과 상여금을 반납했지만, 사측은 이걸로 만족하지 않았어요. 그룹 전체에서 2만여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회사를 살리려고 애썼던 조합원들은 그때 이후로 애사심을 잃었죠.

“우리더러 허리띠를 졸라 매라던 경영진들은 고통을 분담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경영권을 잃은 경영진들은 소송을 걸어 수백억 원대의 퇴직금까지 챙겼어요.”

현대차 정동석 조합원은 ‘노사상생론’이 “노동자들만 희생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사측은 고통을 분담하자고 말하지만, 이것은 노동자들만 희생하라는 얘깁니다. 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 위기 속에서 회사를 살리려면 노동자를 죽여야 하는 것입니다.”

1998년 현대차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은 ‘회사 살리기’가 아니라 ‘노동자 살리기’만이 고용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당시 선봉대원이었던 정동석 조합원은 이 점을 확신했다.

“노조가 처음에 양보를 계속했지만, 회사는 해고를 강행했습니다. 조합원들이 36일 동안이나 점거파업을 벌이니까, 그제서야 회사가 양보를 하더군요. 결국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설 때 일자리도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