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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혁명으로 쫓겨나다

지난주에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반정부 시위로 바키예프 대통령이 물러났다. 키르기스스탄의 어느 택시 기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혁명입니다. 경찰들은 감히 거리에 코빼기도 비추지 못하고 있어요. 누구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요. 아무도 막을 사람이 없으니까요!”

이번 반란의 한 가지 원인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러시아가 키르기스스탄에 공급하는 석유와 가스에 대한 수출관세를 인상한 것이 에너지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었다.

반란은 4월 6일 키르기스스탄 북부 도시 탈라스에서 군중이 시청을 점거하면서 시작됐다. 그로부터 하루 만에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위대는 심지어 수도 비슈케크의 방송국을 장악하고 생방송으로 TV에 나오기도 했다.

의회 앞에서 시위하던 사람들에게 옥상의 저격수들이 발포하자 성난 시위대가 건물에 난입해 의회를 점거해 버렸다.

시위대가 관공서를 장악하려 하자 경찰은 야만적 폭력으로 대응했다.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시위대에 경찰은 실탄을 쐈다. 그러자 시위대는 경찰에게서 장갑차 한 대와 기타 무기를 탈취했다.

공식 발표에 의하면 현재 사망자는 75명이 넘고 부상자는 1천5백 명이 넘는다.

결국 정부가 물러나면서 이번 사태는 민중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야당은 “민중의 신임을 받는 정부”라고 하는 과도 정부를 구성했다.

전 외무장관인 로자 오툰바예바가 과도 정부의 수반이 됐다.

민영화

중앙아시아를 지배하려는 러시아와 미국의 다툼이 이번 혁명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두 강대국의 갈등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러시아는 바키예프가 키르기스스탄에 미군 기지를 들여 놓았으면서도 러시아군 기지가 들어오는 것은 막았을 때부터 줄곧 바키예프에 대한 악선전을 해 왔다.

키르기스스탄 민중 반란은 이 나라의 마나스 공군 기지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한 중요한 발진 기지로 사용해 온 미국 정부에 커다란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자신을 키르기스스탄의 “임시 지도자”로 선포한 오툰바예바는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을 호소해 왔다.

4월 6일 키르기스스탄 탈라스 지방정부 청사 앞 시위

그러나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은 미국의 영향력보다 별반 크지 않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바키예프가 2005년에 타도된 자신의 전임자가 추진했던 것과 똑같은 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인 데 있다.

자신이 야당 인사였을 때는 민영화에 반대했으면서도 말이다.

또한 바키예프 정부는 미국의 후원에 의존하고 미군 기지 주둔을 계속 허용함으로써 대중의 커다란 불만을 샀다.

2005년의 대중 반란을 촉발시킨 불씨는 정부가 일부 부유한 엘리트들의 의석 획득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이번에는 민중의 끓어오르는 분노가 반란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키르기스스탄 민중은 국가의 무력 수단 장악이 생각보다 확고하지 않으며, 국가가 대중의 요구를 늘 무시하고 짓밟을 수는 없음을 보여 줬다.

그러나 새로 집권한 정부는 민중의 변화 열망을 실현하기에는 과거 두 정부와 매우 닮았다.

진정한 변화의 원동력은 바키예프 정부를 끌어내린 키르기스 민중 자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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