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민주노총 지도부는 6·2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통합을 대중적으로 책임 있게 공식화하는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민주노총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반MB연대 단일후보’도 지지하겠다고 결정했다.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하고 진보신당이 독자 완주를 하는 지역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모순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은 “‘반MB 단일화’를 이루어낸 후보와 진보정당의 후보가 중복 출마했을 경우, 양측 모두 지지하지 않”고 진보정당 후보가 민주노총 조합원인 경우에만 지지하겠다고 선거 방침을 정했다.  

이는 민주당에 투표해서라도 이명박의 패퇴를 바라는 국민적 압력과 진보 후보의 선전을 바라는 선진 노동자들의 압력 때문에 민주노총이 아무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결국 노동자의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은 투표에 대한 조직적 결정을 하지 않고, 조합원 개개인이 알아서 투표하도록 만든 것이다.

‘국민승리21’ 이후 계속돼 온 진보정당 후보에 대한 지지에서 후퇴한 투표 방침이다. 노동계급의 독자적 정치 세력화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최선의 방침”(민주노총 강승철 사무총장)이 아니라 일보 후퇴한 결정이다. 

이런 민주노총 중앙의 모순된 선거 방침은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국민참여당 후보 유시민과 정책 협약식을 맺으며 사실상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에게 사퇴 압력을 넣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노동자 진보정당이 분열한 데다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 양당이 연대보다 갈등과 대립을 키우는 방식으로 대응해 민주노총의 처지가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진보정당 통합을 대중적으로 책임 있게 공식화”할 수 있도록 진보 양당을 압박하는 투표 지침을 냈어야 했다. 

1997년, 2002년 대선에서도 한나라당을 막기 위해 진보정당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압력이 컸다. 그런 상황에서도 민주노총은 계급 투표와 진보정당 지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의 계급 투표를 고무할 수 있었고 진보정당의 계급적 토대를 강화시켰다. 

선거 이후 진보진영 재편에서, 민주노총은 진보적 정치 대안 건설이라는 과제에 충실히 복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