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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정치 재편 논의 - 2010년 민주노동당 당직선거:
정치적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선거

민주노동당 4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당직선거가 진행중이다.

4기 지도부의 임기중에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그래서 출마자들이 제시하는 전망이 관심이다.

민주노동당 4기 최고위원 후보들 민주노동당 지도부 선거의 주된 쟁점은 민주연합으로 가기 위한 방식을 둘러싼 논쟁이다.

반MB 민주연합과 반MB 진보연합의 문제가 선거 쟁점이다.

물론 후보들 사이에 민주연합 자체가 쟁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 후보들이 민주연합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들(이정희·김승교·김성진 후보)은 2012년 대선에서 민주연합을 통한 연립정부 수립 전망도 분명하게 제시한다.

그래서 민주연합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논쟁이 되지 않는다.

후보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어떻게 민주연합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크게 봐 민주노동당 강화를 통한 민주연합(물론 이들도 말로는 진보연합을 말한다)이냐 진보연합을 통한 민주연합이냐로 나뉜다.

이정희·장원섭·우위영·이영순·김승교 후보가 전자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예컨대, 이정희 후보는 후보 토론회에서 진보연합이 ‘당의 공식결정’이므로 당연히 추진한다고 답했지만, “민주노동당이 우리 정치의 미래이며”, “민주노동당이 중심에 서야 하고 … 민주노동당이 빨리 강화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노동당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 노선을 철저히 견지하고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를 아래로부터 복원하겠다”고도 했다.

진보정당이 둘이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 복원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노총 내에서 커다란 정치적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언론 인터뷰에서 “진보정당 재통합이 1차적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정희 후보의 전망이 민주노동당 강화를 통한 민주연합 쪽으로 기울어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장원섭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대연합이 부분적이었는데도 큰 성과를 냈다. 우리 자체 역량을 강화하면 부분적 성과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 후보는 ‘일사분란한 당 조직’을 강조한다. 당내 이견에 대한 단속을 시사하는 듯해 찜찜하다.

전망

반대로, 김성진·정성희·최은민 후보는 진보연합을 통한 민주연합을 강조하는 입장이다(김혜영 후보는 진보연합을 상대적으로 강조하지만, 민주연합을 일관되게 비판하지는 않는 듯하다).

이 후보들은 앞서 언급한 후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보연합을 강조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민주연합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진보연합을 해야만 민주당에 끌려다니지 않는 민주연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구상에 따르면 진보연합이 잘 될수록 민주연합의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는 민주노동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현실(이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아닌 세력들에게 상대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취한다)을 직시하는 인식과 함께, 진보만으로는 2012년 반MB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있다.

진보연합을 선거적 수단 위주로만 사고하는 듯하다. 물론 선거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선거 판이 주류 부르주아 정당들의 한심한 말싸움터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보진영이 선거에 대응하는 것은 부르주아 자유주의 정당이 아닌 진보적 정치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일껏 진보진영이 단결해 진보연합을 이뤄 놓고는 선거에서 민주당과 연합한다면 이런 정치적 기획이 실종될 것이다.

이른바 민주노동당 내 ‘진보연합파’로 불리는 이 후보들이 천착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인천에서 선거적 성공을 위해 최종 진보연합을 희생시킨 것도 그래서다.

안타깝게도, 이번 민주노동당 당직선거는 민주연합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성사시킬 수 있느냐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듯하다.

그러나 새로 선출된 지도부의 구상대로 정치 현실이 굴러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좌파는 민주노동당 새 지도부의 민주연합 프로젝트를 비판할 뿐 아니라 진보적 정치 대안 프로젝트가 현실적 의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