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동남쪽으로 6백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 포토시의 거리는 황량하다. 빈곤에 항의하는 18일 간의 총파업과 대중 반란의 와중에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가 길가에 수북이 쌓여 있다.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학교, 은행, 관공서 들은 입구와 창문을 널빤지로 막았다. 현금입출금기에는 현금이 동났고, 식량과 연료 공급은 열악하며, 인플레 때문에 남아 있는 생필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차량은 포토시 시민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차량뿐이다.

8월 12일 볼리비아 포토시

시내 곳곳에는 파란색 천막이 약 5백 개 세워져 있는데, 많게는 1천 명이 그 안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단식 중인 사람들 가운데는 집권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 주지사도 포함돼 있다. 풀뿌리 대중의 압력이 그로 하여금 잠시나마 집권당에 반기를 들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 외에도 MAS 소속 의원 두 명이 단식 투쟁에 동참했지만 당 지도부가 그들에게 압력을 넣어 그만두게 했다.

점거

최근 며칠 동안은 10만 명 이상이 거리에 나왔다. 인근의 독립 원주민 공동체 하툰 아일루 유라에서 온 농민들이 수력 발전소를 실력으로 점거했다. 이 발전소는 일본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는 볼리비아 최대의 광산인 산 크리스토발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이며, 올해 초 노동자와 농민 들이 꽤 큰 투쟁들을 벌인 곳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파업을 계속 무시함으로써 파업 동력을 소진시키려 했지만 이것이 도리어 이 운동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급진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 전투적 운동이 내세우는 핵심적이고 즉각적인 요구사항은 여섯 가지다.

첫째, 포토시 주[포토시 시(市)는 포토시 주(州)의 주도(州都)다 ─ 옮긴이]와 오루로 주 간의 경계를 없앨 것. 특히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암석이 풍부한 타우아 산 주변의 경계를 없앨 것.

둘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코로마 지역 사회에 짓기로 약속한 시멘트 공장을 즉각 건립할 것.

셋째, 카라치팜파에 있는 금속 가공 공장을 다시 열 것.

넷째, 과도하게 채굴되고 있는 세로 리코 산(포토시 시를 내려다 보는 거대하고 역사적·상징적 의미가 큰 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할 것.

다섯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포토시 주에 국제공항을 지을 것.

여섯째, 짓기로 약속한 고속도로를 완공할 것.

포토시 주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가난한 주(포토시 주민의 평균 수명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다)이며, 지난 선거에서 MAS에 약 80퍼센트의 표를 몰아준 주다. 그런 주에서 정부가 지난 정부처럼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고, 만연한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일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민중이 항의하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포토시 주의 광업 시스템이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근본에서 신자유주의적이라는 점, 그리고 이것이 다름 아닌 MAS의 전략(실수이거나 국가 관료들에 의한 왜곡이 아니라)이라는 점에 있다. 

균열

이 운동은 이제 포토시 주 정부와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그렇다 해도 대중이 MAS와 갈라선 이 사건의 의미가 축소되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은 정부의 포퓰리즘이 도시와 농촌 민중 계급의 갈수록 커지는 불만을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여전히 민중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는 정부와 민중 사이의 이 같은 균열은 지난 몇 년 간 불안을 조장하기 위해 우익들이 조직한 캠페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현상이다.

이런 민중 운동들은 국내 우파들과 제국주의 세력들의 정부 흔들기에 맞서 여전히 모랄레스 정부를 방어할 의지가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사람들은 최근 몇 년 간 볼리비아가 신자유주의에서 탈피해 왔다는 모랄레스 정부의 주장이 과장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새로운 운동들은 위에서 변화가 하사되길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착취당하고 천대받는 바로 그 당사자들이 투쟁을 통해 다시 한 번 역사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모랄레스는 거듭되는 정세 불안을 단순히 당내 갈등의 표출이라거나 썩은 각료들, 배신적인 관료들, 또는 사악한 CIA와 NGO 첩자들이 조종하는 사회운동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은 멀리 있는 구원자 행세를 하려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민중 사이에서 급속도로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모랄레스의 의도야 어떻든 간에 그는 계급투쟁을 초월한 존재일 수 없으며, 자기 정부가 전폭적으로 수용한 자본주의적 발전 모델에 내재한 모순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모랄레스 정부가 지금이라도 부르주아와의 동맹을 파기하고 2000~2005년의 대중 반란에서 제기된 진정 반자본주의적이고 원주민 해방을 지향하는 요구들을 실현하는 데 매진하지 않는다면 포토시 주민들의 반란은 다가올 더욱 커다란 사태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볼리비아에서 제프리 웨버


 제프리 웨버는 캐나다 레지나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붉은 10월 : 현대 볼리비아의 좌파-원주민 투쟁들》 (2010, 국내 미출간)의 저자이며 현재 볼리비아 라파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