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단협이 끝나고 주요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 들이 ‘타임오프법 수용’, ‘무쟁의 대가로 최대 성과급 지급’이라며 우리가 타임오프법을 수용한 대가로 최대 성과급을 받은 양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먼저 타임오프 합의 내용은 전임자를 전혀 축소하지 않았다. 사측이 조합원 1인당 수당을 1만 5천 원 추가 지급하고 이 돈으로 조합원이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합의한 것이다. 또한 대의원과 조합원 들의 조합 활동 참여를 제약하려 한 사측의 모든 시도를 무력화시켰다.

7월 29일 양재동 본사 앞 동희오토 연대 집회에 참가한 기아차 노동자들  

결국 이번 합의는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매달리던 타임오프제를 현장에서 무력화시킨 것이다. 금속노조의 주요 작업장 노사는 타임오프 관련 논의를 기아차 합의 이후로 미뤄 두었는데, 이제 기아차 합의사항에 따라 대부분의 작업장에서 타임오프는 무력해질 것이다.

그리고 주류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중요한 합의사항이 존재한다. 기아 사측은 3년 전부터 현장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와 관련된 투쟁을 무조건 고소·고발해 왔다. 올해만 무려 1백25명이 고소·고발과 손배, 임금 가압류를 당했다.

그런데 이것들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현장의 투사들과 활동가들에게 정말 중요한 사항이다. 높은 파업 찬성률과 잔업·특근 거부 투쟁,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자세가 없었다면 이런 양보를 얻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장의 적극적인 활동가들은 아쉬움을 표출했다.

해고자 복직을 관철시키지 못한 점, 5년 전 합의한 주간연속 2교대를 다시 내년으로 미룬 점, 동희오토 해고자들이 어려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크다.

무엇보다 지도부가 조합원들의 행동을 조직하는 데 미온적이었던 것은 매우 아쉽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판결 이후 정부와 기아·현대 재벌은 기아차 투쟁과 현대차 비정규직 그리고 동희오토 투쟁이 함께 만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아차지부 임단협의 성과를 무쟁의의 대가로 가볍게 치부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

아쉬움을 분명하게 지적하면서도 이번 임단협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아차 노동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연대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 점에서 기아차지부가 동희오토 노숙투쟁에 8일부터 다시 결합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이제부터 기아차 노조 지도부는 동희오토 동지들의 투쟁과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