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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의 눈물

한국 공군의 RF-4C 정찰기가 11월 12일 전북 임실 근처의 한 야산에 추락했다.

공군의 추락 사고는 끊이질 않는다. 올해에만 들어 3월에 F-5 전투기 2대 가 야산에 부딪혀 추락했고, 6월에는 F-5 전투기 1대가 동해상에 추락했다.

올해에만 조종사 7명이 사망한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RF-4C 기종은 이미 수명이 다해 퇴역시키는 것이 마땅했다.(현재 이 정찰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정찰기의 “대북 감시” 기능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수명을 연장시킬 것을 명령’ 했고, 결국 젊은 조종사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런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군의 노후된 기종들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신형 기체들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신형 기체들로 기체를 바꾸어도 별반 효과가 없을 것이다. 전투기는 살상을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지, 사고로부터 조종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정부가 조종사들에게 ‘악조건을 뚫고 (위험한)임무를 성공’시킬 것을 강요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진정한 해결책은 새로운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를 퇴역시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걷은 세금은 신형 전투기가 아닌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에 사용되는 것이 옳다.

빨간 마후라는 공군 조종사들의 상징이다. (공군에 지원하는 것 외에 조종사가 되기 힘든 지금의 현실에서) 대부분의 빨간 마후라들은 하늘을 날기를 원해 조종사가 된 것이지 남을 죽이길 원해서 조종사가 된 것이 아니다.

저 멀리 하늘로 떠난 동료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오늘도 빨간 마후라들은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