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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 부쳐: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에 연대 투쟁·연대 파업을 건설하자

“우리는 정규직이다. 정몽구가 나와라”

울산 현대차 1공장을 점거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 외침이 지금,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노동자들은 대법원과 고등법원도 인정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투쟁은 10년 넘게 한국 사회 밑바닥에서 가장 차별받고 억눌려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와 울분의 폭발이다. 지금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설움을 견뎌야 했고, 하루 아침에 해고당하고 절망해야 했다.

함께 농성하던 동지의 분신 소식을 들은 1공장 노동자들이 분노를 하며 다시 결의를 다지고 있다.

더구나 이 투쟁은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고통전가에 신음하던 노동자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쌍용차 노동자들이 77일간의 영웅적인 저항 속에 지펴 올렸던 불씨가 이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슴 속으로 옮겨 붙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과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여 줬던 위대한 저항 정신과 승리의 자신감이 이제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몰아치고 있다.

현대차는 한국 경제와 수출을 지탱하는 핵심 작업장이자, 민주노총의 오른팔로 불리는 민주노조 운동의 핵심 작업장이다. 따라서 이 투쟁의 성패는 한국 사회를 뒤흔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배자들은 이 투쟁의 성패가 40만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8백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야4당과 면담에서 현대차 부사장 강호돈은 “이 문제가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공장, 조선업 등과도 연계된 문제로 현대차 임의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나아가 이 투쟁에서 자신들이 물러서면 앞으로 경제 위기 고통전가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정몽구는 온갖 더러운 방법으로 이 투쟁을 짓밟으려 한다. 관리자, 경비대,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미친듯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1공장 점거 농성장의 난방을 차단하고, 식량과 침낭 반입마저 가로막고, 용역깡패를 동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차별 폭행 구타해 왔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살점이 떨어지고 귀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폭력을 당했고 일주일 만에 50여 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그래 놓고 사측은 기가막히게도 자기들이 노동자에게 맞았다고 보도 자료를 뿌렸다. 친재벌 언론들은 그것을 앵무새처럼 보도했다.

사측의 용역깡패는 노동자들을 납치 폭행한 후 경찰에게 넘겼고 경찰은 노동자들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그래서 벌써 70여 명이 연행됐고 2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한 사측은 지금까지 비정규직 노동자 64명을 고소·고발하고 65명을 상대로 모두 30억 원의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절호의 기회

이런 상황에서 11월 20일 현대차 비정규직 황인화 동지가 참을 수 없는 울분 끝에 스스로 몸을 불사른 것이다.

정몽구 아들 정의선의 주식 자산은 무려 2조 2천억 원이 넘는다. 이 돈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7만 5천3백 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이 돈의 극히 일부만 있어도 비정규직의 설움을 끝낼 수 있다.

그런데 정몽구는 오히려 현대차 울산공장에 높다란 ‘몽구산성’을 쌓으며 노동자의 피와 눈물을 뽑아내려 한다.

분신한 황인화 동지는 병원으로 실려가면서도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 투쟁승리!”라고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찾아온 동료의 손을 꼭 잡고 “형님. 울지마. 조금만 힘내. 꼭 싸워서 이기자.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우자”고 말했다.

이제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아차 노동자들이, 무엇보다 금속노조 노동자들이 이 눈물겨운 호소에 답해야 한다.

이미 ‘내 친구도 동생도 자식도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무너지면 정규직도 무너진다’며 용역깡패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몸으로 연대하는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의 뒤를 따라 금속노조가 오늘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동안 민주노조를 약화시키고 고용불안을 조장했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차별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오늘 대의원대회에서 강력한 연대 투쟁과 연대 파업을 결의하고 현장에 돌아가 그것을 실행에 옮기자.

왜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정규직에게도 이득인가

비정규직의 증가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결코 이득이 될 수 없다. 비정규직이 늘고 모듈화가 진척돼 온 현대차·기아차에서 정규직의 고용불안은 커져만 왔다. 2005년 현대차 조합원 조사에서 82.4퍼센트가 ‘나도 언젠가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현대차에서는 비정규직 동생, 아들, 부인을 둔 사람들이 많다.

언제든지 정규직을 대체할 수 있는 많은 수의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존재는 기업주가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무기가 된다. ‘네가 일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일할 젊은 애들이 있다’며 정규직 노동자를 압박하고 고분고분하게 만드는 데 이용한다.

비정규직이 해고된 자리에 전환배치된 정규직 노동자들도 열악한 노동조건들을 고스란히 감수하며 일하게 되곤 한다.

공장안으로 진입하려는 관리자들과 용역들을 막아서고 있는 정규직 대의원들

비정규직 증가는 노조의 힘도 약화시킨다. 그동안 ‘비정규직을 외면하는 배부른 노동귀족’이라는 공격 때문에 얼마나 시달렸는가? 더구나 비정규직이 동참하지 않고 대체인력으로 투입되면 노조의 투쟁이나 파업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사측은 그런 노조를 더는 위협으로 느끼지도 않고 노조에게 양보할 필요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위기가 닥치면 기업주는 먼저 힘이 약한 비정규직을 공격하고 나서 정규직을 공격한다. 바로 1998년에 현대차 사측은 먼저 4천여 명의 비정규직을 공격했고 이어서 여성 조합원들을 공격하고, 마지막으로 정규직 노동자 5천여 명을 정리해고하려 했다.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질 때 일자리를 지키려면 단결해서 강력한 민주노조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젊고 활력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돼서 함께 한다면 정규직 노조들의 힘은 막강해질 것이고 지배자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렇게 연대 투쟁과 파업을 해야 한다

●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파업에 대한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해야 한다. 비정규직 파업에 대한 지지금, 식량과 생필품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 비정규직과 연대하는 잔업 거부와 연대 파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반떼 같은 신차 라인을 멈춰서 정몽구를 압박해야 한다.

● 기아차 노조도 적극 연대에 나서야 한다. 기아차는 같은 현대기아차 그룹 소속이며 정몽구라는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고, 사내하청 비정규직이라는 같은 문제도 안고있다. 기아차 노조는 즉각 잔업 거부와 연대파업에 나서야 한다.

●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연대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실행해야 한다. 수천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대집회와 노동자대회를 건설해야 한다.

● 금속노조 대의원들은 돌아가서 자신이 속한 노조·현장조직 등에 제안해 파업 지지 성명 발표, 연대 파업 건설 등을 해야 한다.

● 투쟁 지지금도 모아서 전달하자.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공식 후원 계좌: 356-0389-6435-43 농협 예금주 임보라]

이경훈 집행부는 대체인력 투입 저지와 연대 파업 건설에 나서야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는 11월 21일 기자회견에서 1공장 점거에 대한 “엄호를 이어나가겠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매우 반가운 얘기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이경훈 집행부는 이제 더는 “비정규직지회가 … 독자적인 행동에 돌입한 부분은 우리 모두에게 큰 짐”(11.19 〈현자지부소식〉) 이라는 식의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집행부 간부들도 “불법파견을 한방에 해결하는 것은 무리다”, “앞으로만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등의 김빠지는 소리를 말아야 한다.

법원도 인정한 불법파견 정규직화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기회가 왔을 때 모든 힘을 집중해 앞으로 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정규직 조합원들까지 용역깡패에게 두들겨 맞아가면서 연대하는 상황에서 정규직 집행부가 할 일은 아래로부터 연대 움직임을 받아 안고 더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 사측은 1공장 휴업을 하고, 이 때문에 월급이 줄게 된 정규직이 비정규직 파업을 원망하게 만들려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간질하는 온갖 거짓말로 가득한 유인물도 살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훈 집행부는 더 단호하고 강력하게 정규직 연대 건설에 나서야 한다. 1공장 점거 농성장 엄호뿐 아니라 비정규직 파업에 대한 대체인력 투입 저지에 나서야한다.

더 나아가 원하청 공동파업을 건설해야 한다. 아반떼 같은 잘 나가는 신차의 생산 라인을 멈춰서 정몽구의 목줄을 쥐어야 한다.

점거 파업하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소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어서 점거에 참가했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생각입니다.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쉽지만은 않은 투쟁이에요. 우리는 공장을 사수할 테니 밖에서는 사측을 압박하는 힘을 모아 주십시오.”

최성일

“인간 대접을 못 받는 것에 대해 분노했어요. 해답은 투쟁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만의 투쟁이라 생각하지않아요. 이 땅 8백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명을 건 투쟁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승리한다면 모든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연대해 주세요.”

박영현

“비정규직이란 사슬을 끊으려고 합니다. 가진 자들만 다 갖고, 없는 서민들은 죽으라 하는데, 이제는 비정규직에서 ‘비’자를 빼고 정규직이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나라 비정규직이 8백50만이잖아요. 내 아들, 내 형제라 생각하고 모두가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4공장 조합원

현대차 비정규직 가족들의 응원 호소

“수백 명, 수천 명의 가장들과 그에 딸린 식구들의 일입니다. 밥줄이 달렸습니다. 생명줄이 달렸다고요. 저희 애들의 목숨이 걸렸다고요.”

“남편은 1공장 안에 있어요. 그러나 저는 울지 않습니다. 승리하여 남편이 돌아오는 날, 10여 년을 참았던 서러운 눈물을 다 흘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