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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린교회 전태일 열사 추모예배에 참가하다

흔히, ‘개독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독교나 교회는 보수의 상징이고, 노동운동이나 ‘좌파’에 대해서 배타적인 곳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런데, 그런 기독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깰 수 있는 몇 안되는 교회가 하나 있으니 바로 ‘향린교회’다.

향린교회는 1987년 6월 항쟁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고, 이후에도 기회가 되면 사회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진보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향린교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태일 다리 앞에서 전태일 열사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 예배에서 향린교회 특유의 국악찬송과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노래를 불렀다.

전태일 열사에 대한 새날청년회(19세부터 26세까지의 신자들의 모임), 희년청년회(33세부터 40세까지 청년의 모임)의 신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전태일에 대해 얘기했다. 새날청년회의 한 신자는 대학 시절 전혀 ‘운동권스럽지’ 않게 생긴, 평범한 친구가 권한 《전태일 평전》을 보고, 많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1980년대와 다르게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 없다고 걱정하는 교회의 어른들에게 “청년들 역시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청년들이 원하는 삶을 살도록 따뜻하게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예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민주노조를 해체하려는 시도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의 연설이었다.

그 분은 파업하는 조합원들의 집을 경매에 부치는 등 사측의 악랄한 탄압을 폭로했고, 향린교회 신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했다. 향린교회 신자 뿐만 아니라 추모 예배를 지켜보던 시민들까지 격려의 박수를 쳤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멈춰서 예배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특히 재능교육노조의 연설에 박수를 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에 무관심하다고 보는 것이 편견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동희오토와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오랜 투쟁 끝에 승리한 것처럼 재능교육노조와 KEC 노조, 쌍용차노조 등 여러 투쟁 작업장들이 승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