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알렉산더가 카이로에서 이집트 혁명의 상황과 과제를 말한다.

이집트 혁명이 일어난 지 2주가 지났다. 1월 25일부터 무바라크 정권을 뒤흔든 항의 시위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각성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지난주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낙타와 말을 타고 나타난 정부의 폭력 깡패들에 맞서 수많은 사람들이 투석전을 벌이며 격렬하게 싸웠고 군대는 수수방관했다. 

2월 4일 금요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그랬다. 카이로뿐 아니라 이집트 전역에서 그랬다. 

항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혁명적 과정도 심화하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은 해방구가 됐다. 사람들은 적들의 공격과 침탈에 맞서 광장을 방어하는 경비대 등을 스스로 조직하고, 현장에 즉석 병원과 약국을 설치하고, 자발적으로 거리 청소에 나서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은 새로운 종류의 민주주의가 피어나는 온상이다. 각종 구호와 요구는 대중에게 검증받는다. 대중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한 사람들의 견해는 광장 전체로 들불처럼 퍼져 나가 TV로 방영되고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로 전파되고 심지어 권력 중심부로도 알려진다. 

지난주 토요일 군대는 고위 장교를 광장으로 보내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광장을 떠나라고 말하게 했다. 군중은 그에게 소리쳤다. “우리는 떠나지 않겠다. 무바라크더러 떠나라고 해라.”

타흐리르 광장은 정치적 논쟁뿐 아니라 조직화의 중심이기도 하다. 

정부의 통제에서 독립적인 ‘재산세무 공무원 노조’의 지도자 타레크 무스타파는 “사람들이 광장에서 공장으로 돌아가 혁명의 진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광장에 이란 스파이들이 득실거린다는 언론 보도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바리케이드와 철조망 너머에 있는 국가는 아직 무너지지 않고 있다. 

집권당은 혼란에 빠져 있다. 지난주 토요일 집권당 지도부가 모두 사퇴했고, 무바라크의 뒤를 이어 대통령직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던 무바라크 아들도 집권당에서 쫓겨났다. 

이집트 부르주아지의 일부는 몇 주 전만 해도 혁명적 요구처럼 보였던 것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지난해 말 총선에서] 새로 선출된 의회를 해산하고, 비상계엄을 해제하라는 요구 등이다. 

그러나 억압적 국가기구의 핵심은 여전히 건재하고, 무바라크의 심복으로 보안경찰 총수 출신인 부통령 오마르 술레이만이 그 억압 기구를 관장하고 있다. 

도로 가에는 시위 진압 경찰의 트럭들이 서 있다. 도처에 군대가 깔려 있고, 심지어 광장에도 군대가 진주해 있어서 시위대는 탱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탱크 궤도 밑에서 잠을 잔다. 

모순적

한때 경찰이 거리에서 철수한 뒤 동네 이웃들을 지키려고 등장한 지역 위원회들은 모순적이다. 

그런 위원회는 지금도 많은 지역에 존재하지만, 그 위원회들과 타흐리르 광장에서 벌어지는 운동의 상호 연계는 미약하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권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떠들어 대면서 이런 입장 차이를 부추기고 있다. 

어떤 여성은 “우리가 사는 교외의 중간계급 지구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이제 타흐리르 광장에는 백수들만 남아 있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노동자 운동이 혁명운동의 사회적 기반 구실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지만 그 잠재력은 아직 잠복해 있을 뿐이고, 지금 운동의 정치적 지도력은 조직 노동계급의 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 광장에 있는 주요 조직들은 좌파와 나세르주의자들의 급진적 반정부 운동 세력들이다. 즉, 좌파와 자유주의자들의 느슨한 네트워크들(예컨대, 4월6일 청년운동과 무슬림형제단 청년위원회)과 무하마드 엘바라데이를 지지하는 ‘변화를 위한 국민협의회’ 등이다.

합법적 “야당”들은 정권과의 협상에서 떡고물이라도 얻어먹기를 바라면서, 광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을 제외하면, 급진적 반정부 운동들은 대체로 무바라크 퇴진 전에는 정권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오랫동안 정권이 정해 놓은 규칙에 따라 정치 게임을 하면서 오명을 얻은 합법적 야당들은 지난주 일요일 술레이만과 협상을 시작했고, 무슬림형제단 대표들도 그 협상에 참가했다. 

이 협상의 결과가 어찌될지는 점치기 힘들다.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타흐리르 광장에 있는 급진적 반정부 운동 단체의 활동가들은 국영 TV 방송에서 술레이만이 “혁명적 청년의 대표”라는 사람들과 만나는 모습을 보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정부와의 협상은 혁명을 배신하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핵심 과제는 어떻게 거리의 동력을 보존하고 항의 운동의 활력을 유지할 것인가다. 만약 그러지 못하면 국가가 재빠르고 잔인하게 보복할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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