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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논리와 병원 노동자들의 방사선 피폭 문제

나는 대학병원과 수술전문 정형외과 응급실에서 수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보면서 병원 안에서도 이윤 논리가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간호사와 병원 직원들이 환자들과 함께 방사선 촬영실로 들어가는 경우는 흔하다.

간호사와 방사선과 직원들은 다급하게 검사와 처치를 준비하다 보면 방사능 피폭 방지용 납 가운(납으로 만든 앞치마인데, 몸의 측면과 뒷면의 방사선은 막을 수 없다. 무거워서 작업 활동량이 많거나 급할 때에는 착용을 안 하기도 한다)을 입을 시간도 마땅치 않다. 야간에는 방사선과 직원을 한 명만 배치해 간호사가 엑스레이 촬영을 도와야 한다.

개인별 피폭량을 측정하는 핀 형태의 기구가 있다. 그러나 중소병원 방사선과 직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일정 피폭량을 넘으면 반드시 쉬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대체할 근무자가 없기 때문에 핀을 빼놓고 근무하기도 한다. 사용자와 중간관리자도 기구 미착용을 보고도 못 본 척 한다.

수술방에서만 15년을 근무한 같은 병원의 수간호사는 수년 동안 노력해도 아이를 갖지 못했다. 그 수간호사는 본인이 임신을 못하는 이유가 수술방에서 사용하는 씨암(C-arm)때문이라고 했다. 씨암은 골절된 부위를 투시해서 볼 수 있는 기계로 골절 치료에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지만, 방사선 피폭의 문제가 있다.

간호사는 유산율이 가장 높은 직업이다. 그 원인에는 3교대 근무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도 있겠지만 방사선 피폭도 위험 요소가 될 거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피폭을 최소화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이윤이 아니라, 노동자와 환자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면 피폭량 측정 기구는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고, 피폭량이 일정 수준에 임박할 경우 반드시 유급휴가를 제공해야 한다. 업무의 진행을 위해 충분한 인력 확보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