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를 석방하라!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검찰은 송두율 교수를 구속하면서 송교수가 북한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과 북의 고위층이 서로 왕래하는 마당에, 설혹 송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할지라도 남한을 방문했던 북한의 다른 고위층과 마찬가지로 대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은 안티조선 운동과 한총련, 주한미군 철수 등의 주장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며 그를 처벌을 하든가 ‘충분한 전향’을 받아 내든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공안기관들이 송교수를 처벌하고자 하는 것은 그가 후보위원이라는 점 자체보다는 우리 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 셈이다.

송두율 교수 구속 사건은 다시 한번 국가보안법 처벌의 자의성을 보여 주었다. 공안기관의 논리대로라도 남한을 방문한 북한 고위인사 중 특정 개인만을 처벌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 하에서도 이런 자의성은 충분히 보아 왔다. 군사독재 시절의 ‘막걸리 보안법’ 뿐이 아니다. 김영삼이나 김대중 모두 이전 정권들과는 다르다며 국보법의 엄격한 적용을 약속했지만, 그들은 집권기간 동안 수백명을 구속했다.

사실, 사상을 탄압하는 법은 필연적으로 자의적 해석을 수반한다. 1백60여 년 전에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행위 자체가 아니라 행위자의 신념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 법률은 실제로 법의 부재 상태를 허용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는 자들도 이런 자의성, 즉 “법의 부재”를 인정한다. “외형상 같은 행위를 다루는 두 개의 법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법을 우선 적용할 것인가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북한과의 접촉이 남북교류협력을 목적으로 하면 교류협력법을 적용하고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이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 그 판단에서 완전한 객관성을 기할 수 없게 되지만 이는 부득이한 것이라 할 것이다.”

결국 기업주들이 이윤을 위해 북한과 접촉하는 것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지만, 진보적인 교수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사상 공세에서 소위 개혁파도 한몫하고 있다. 법무장관 강금실은 송두율 교수를 구속하려는 검찰과 “다를 게 뭐 있나” 하고 말하면서 검찰의 방침을 수용했다.

반전운동과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 노무현은 우리 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한나라당·〈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송두율 교수에 대한 사상탄압을 이용하려 한다.

이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노무현의 대안이 이전 김대중 정부와 다를 바 없이, ‘민주질서수호법’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민주질서수호법은 국가보안법에서 핵심이라 할만 한 7조의 확대판이다.

민주질서수호법은 북한과의 연계에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국가적 존립을 부인”하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김대중 정부는 ‘사상전향제’를 없애겠다고 했지만 말만 바꿔서 ‘준법서약제’를 도입했다. 인권 탄압 시비가 계속되자 결국 노무현은 준법서약제를 사실상 폐지했다고 했다. 그러나 송두율 교수 수사 정국에서 거짓임이 입증됐다.

걸레는 깨끗이 빨아도 행주로 쓸 수는 없는 법이다. 국가보안법은 10번을 개정해도 악법이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은 완전한 폐지만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송두율 교수가 북한노동당 입당을 시인하고 국정원이 송교수를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주장하자 그 동안 송교수를 높이 추어주었던 사람들 중 일부가 당혹감에 휩싸였다.

국가보안법의 개정 또는 폐지의 주된 이유를 ‘조작’ 사건이나 공안기관의 자의적 적용에 두었던 사람들도 송교수를 방어하는 데 주저했다.

이들은 ‘반국가단체’임에 분명한 북한노동당에 입당했다는 사실이 법으로 처벌받거나 적어도 공개 사죄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송두율 교수가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든 주체사상을 선전하든 그것은 토론의 대상이지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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