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핵발전소 폭발로 전 세계가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호주 출신의 의사로 세계적인 반핵운동가인 헬렌 칼디코트가 쓴 《원자력은 아니다》는 핵발전소의 운영방식, 핵 처리와 방사능, 방사성 폐기물, 핵 사고 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 준다.

첫째, 일본의 핵 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다. 저자는 원자로 노심융해 사고가 ‘항상’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자력은 아니다》, 헬렌 칼디코트, 양문, 284쪽, 1만 2천 원

“그것은 인간의 실수와 기계적 오류,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지진이 주는 충격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의미한다.” 핵 재앙이 일어날 것인지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인지가 문제다.

둘째, 핵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방사능과 핵폐기물, 특히 핵 사고는 자연환경과 인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오염을 남긴다. 

이번 핵 사고로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체르노빌 사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체르노빌 사고 후 18년이 지났지만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유럽 일부지역의 토양 상층부에는 세슘137의 70~90퍼센트, 스트론튬의 40~60퍼센트, 플루토늄과 그것의 알파 방출체 계열 원소들의 95퍼센트까지 남아 있다.” 이러한 방사능 물질은 직접적으로든,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통해서든, 백혈병과 암,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다.

셋째, 각국 정부가 핵발전소를 고수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저자는 핵무기와의 연관성을 설명한다. 핵폭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플루토늄인데, 이것은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봉 내에 다른 유독한 방사성 물질과 혼합돼 있다. 

기형아

“일본, 프랑스, 인도, 러시아, 그 밖에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민간용 플루토늄을 바쁘게 추출해 왔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사용후 핵연료 처리 기술과 공장만 구비된다면 핵발전소는 언제든지 핵무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환경과 건강상의 비용 등 ‘외재된’ 위험 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경제적인(비용-편익)면에서도 핵발전소가 값싼 에너지가 아님을 조목조목 밝혀낸다.

그럼 대안은 무엇일까?

헬렌 칼디코트는 핵발전소를 폐쇄해도 ‘재생에너지’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자력산업을 소생시키기 위해 소비되는 10억 달러는 값싼 재생에너지 전기 생산의 기회비용을 도둑질해 오는 것이다.” 핵발전소에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을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한다면 태양발전소와 풍력발전소는 경제적으로도 현실 가능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이번 일본 핵발전소 사고로 말미암은 일본 서민과 노동자의 희생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핵발전소 전면 반대’라는 정치적 결단과 행동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