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학교 컴퓨터가 분주하다. 정부가 9백억여 원을 들여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제작업체는 삼성SDS 컨소시엄)’을 개통했기 때문이다.

NEIS는 2003년 추진 당시부터 전교조 교사들이 국민적 지지 속에 연가파업까지 벌이며 강력히 반대했던, 심각한 인권침해를 낳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중앙집중적으로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집적·통제하려 했지만 전교조의 항의에 직면해 결국 학교 단위로 분리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2003년 ‘NEIS 폐기’를 촉구하는 전국교사대회

그런데 정부는 이번에 ‘차세대’라는 이름을 달아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교육청 단위로 통합·집적함으로써 투쟁의 성과를 후퇴시키려 한다.

정부에 따르면, 차세대 NEIS를 통해 전국의 1만여 초·중·고·특수 학교, 1백78개 교육지원청, 16개 시·도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의 모든 교육행정 정보가 연계 처리된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전자민원)·대법원·병무청·대학교·연금공단 등 유관기관의 행정 정보를 공동으로 이용한다.

‘학생의 신상 정보를 개인의 동의 하에서만 학교 밖으로 보낼 수 있다’는 최소한의 정보 인권 원칙조차 무시한 것이다.

개인의 병력·재산 정보가 집적돼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개인 정보들이 ‘신상 털기’로 종종 유출됐던 것을 생각해 보면, 정보 유출의 위험이 얼마나 심각할지 예측할 수 있다.

한편, 차세대 NEIS는 정부 스스로 자랑하는 ‘효율’ 면에서도 낙제점이다. 지역적·급별 차이를 무시한 채 모든 학교를 하나의 시스템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단위 학교에서 느끼는 불편은 매우 크다.

특히 정부는 오류를 제대로 점검하지도 않은 채 조급하게 시스템을 가동해 연초 학교의 교무·행정 업무를 거의 마비시켰다. 그래서 학교에선 ‘이 차세대 같은 놈아!’라는 말이 가장 심한 욕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차세대 NEIS는 발령받은 지 2주도 되지 않은 신규 교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 NEIS의 오류를 마치 자신의 부족함으로 여기며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NEIS에 대한 분노가 치민다. 업무가 집중되는 연초·연말 때마다 종종 먹통이 되는 기존 NEIS를 경험해 왔던 경력 교사들조차 ‘차세대 NEIS’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신규 교사는 오죽했겠는가.

정부는 차세대 NEIS 시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