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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 판매자 벌금형 6차 재판:
“탄압은 부메랑이 돼 이명박의 심장으로 향할 것”

5월 19일 〈레프트21〉 판매자 벌금형에 관한 6차 재판은 한 편의 통쾌하고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레프트21〉 신문 판매 행위를 “미신고 집회”라고 우긴 검찰 측은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심지어 검사가 내세운 증인도 검찰의 편이 아니었다.

당일 인근에서 꽃을 팔고 있었던 증인은 “지나가는 몇 개의 피켓을 봤을 뿐”이었고, 피고인들이 불법 집회를 하는 것을 봤다는 그 어떤 진술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피고인들이 〈레프트21〉 판매자들이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환자복을 입은 채 목발을 잡고 법원에 출석한 증인은 검찰과 법원 측에 불쾌감도 드러냈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소환됐다. 소환 통지서에 적힌 글귀가 무서워서 왔다.(법원은 그가 출석하지 않을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이 내 이름과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방청석에 있던 그의 어머니는 억울함을 토로하다 법정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번번이 억지만 부리던 검찰은 궁색한 처지에 몰렸다.

그런데도 검사는 “구호를 제창하고 신문 형식의 유인물을 배포하는 일련의 행위는 집회”라고 우겼다. 그리고 김지태·김형환·신명희·조익진 등 네 명에게 벌금 1백 만 원을, 김득영·김문주 등 두 명에게 벌금 2백 만 원을 구형했다.

이상희 변호사는 이런 검사의 주장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레프트21〉 판매자들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신문 판매 행위를 옥외 집회로 보고 형사 처벌한 사건입니다. 집시법상의 ‘집회’를 이렇게 무한정 넓히면, 모든 상품 판촉 활동과 오늘 출석한 증인의 꽃 판매 행위도 집회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법의 취지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적용해선 안 됩니다.

“또 이번 사건은 진보적인 소규모 신문사들이 거리에서 직접 독자들을 만나 판촉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신문은 사회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문 내용을 소개하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집회상의 구호라고 볼 수 없습니다.

“많은 국내외 언론이 이번 재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곧바로 이어진 피고 6인의 최후진술은 이번 재판의 백미였다.

김지태 ‘〈레프트21〉 판매자 벌금형 철회와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한 대책위원회’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신문 판매 행위를 집회로 둔갑시키려던 검찰의 시도는 실패했다”며 “검찰과 경찰의 진정한 속내는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이 꼴 보기 싫었던 것”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그는 또 “정부가 〈레프트21〉과 같은 비판적 언론을 증오하는 것은 〈레프트21〉이 정부가 숨기려 하는 진실을 폭로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공격은 언젠가 부메랑이 돼 정확히 자신의 정치적 심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검찰은 우리가 처벌로 위축되길 바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우리는 위축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 거리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대는 앞으로도 무망할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잘못된 이 체제와 지배자들을 향한 비판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5인도 속 시원하게 이명박 정부와 이윤 체제의 위선을 폭로하며 “〈레프트21〉과 함께 투쟁을 건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법정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열변을 토하며 당당하게 정당성을 주장해 방청석을 메운 〈레프트21〉 지지자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재판 방청 경험이 처음인 한 청년은 “법정이 대단히 권위적인 곳인데도 기죽지 않고 최후진술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감동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벌금형을 받은 6인은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투지를 다지며 “끝까지 우리를 응원·지지해 달라”고 했다.

선고 공판은 7월 28일 오후 2시다. 많은 이들이 함께 해 당당하게 언론 자유와 투쟁의 대의를 주장하는 6인에게 연대의 힘을 보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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