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반값 등록금’ 사기극을 규탄하는 학생들의 촛불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비록 첫 시위는 규모가 크지 않았고 정부가 학생 73명을 연행하면서 탄압했지만, 반정부 정서가 워낙 팽배한데다 등록금 인하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연행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온갖 제한이 달린 한나라당의 기만적인 ‘반값 등록금’ 정책이 발표되자 학생들의 반감은 더 커졌다.

5월 29일 이명박 정부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지난 4일서울 광화문KT 앞에서는 1천여 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여한 이명박 정부의 ‘반값 등록금’ 사기극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그래서 1백여 명으로 시작된 시위가 며칠 후엔 1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6월 1일에는 집회가 끝난 후 학생들이 도심 기습 거리행진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시위가 확대될까 봐 노심초사한 정부는 밤마다 도심 일대를 경찰버스로 가득 메우며 경계하고 있다. 향후 벌어질 집중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집회신고 금지 통고를 했다.

시위가 언론의 관심을 받자 유명 연예인들과 국회의원 등이 시위에 동참했고, 투쟁을 응원하는 일부 시민들이 동참하기도 했다. 법인화 반대 점거투쟁 중인 서울대 학생들과 최근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 총회를 성사시킨 한신대 학생들, 유성기업 노동자 등이 이 집회에 동참해 연대를 호소하기도 했다. 투쟁을 지지하는 마음을 간식으로 보내는 손길도 계속됐다.

지난 3일 시민들이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함께 거리에 나섰다.

이 시위가 이렇게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된 배경에는 노동자·서민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턱없이 비싼 등록금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켜켜이 쌓아 온 정부에 대한 총체적 불만이 이 촛불시위를 응원하는 것으로 표현된 것이기도 하다.

현재, 탄압도 무릅쓰고 헌신적으로 이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한대련은 일단 6월 10일까지는 이 촛불시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한다. 6월 7일에는 한대련, 등록금넷, 각계각층 대표자들이 모이는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집중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6월 10일에도 집중 촛불집회 계획이 잡혀 있다.

그런데 한대련 지도부는 6월 7일 비상대책회의의 주요 의의 중 하나로 ‘국회의원들에게 문제 해결의 약속 받아내기’를 꼽고 있다. 한대련이 최근 집중해 온 것도 국회의원들의 서약을 받는 것이었다.

사실 그동안 한대련 지도부는 '대정부 투쟁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아쉽게도 주요 대학에서 벌어진 등록금 투쟁을 점거 농성 등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반대해 왔다. 그런데 이제 대정부 투쟁마저 대국회 청원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민주당 등에 의존하며 국회 논의에 투쟁을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요구 확대와 노동자 동참

한나라당의 안보다는 조금 낫지만, 민주당의 안도 등록금 액수 자체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소득 하위 5분위까지 등록금을 일부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한나라당이 ‘B학점 이상’을 말할 때, 민주당 안에서는 ‘C학점 이상’으로 하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진정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나 민주당에 기대하지 말고 아래로부터 투쟁을 확대·강화해야 한다.

그러므로 6월 7일 비상대책회의에서는 이 투쟁을 더 확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그러려면 6월 10일까지의 한시적 계획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난 4일 촛불문화제에는 유성기업 노동자들도 참여하여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했다. 이 투재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요구와 쟁점을 반영해서 노동계급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노동자·시민의 참가를 늘리기 위한 요구 확대가 필요하다. 아직은 마음으로만 응원하는 사람들이 행동에 동참하도록 하려면 이 촛불시위가 단지 ‘반값 등록금’ 문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고통과 불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일부 단체들처럼 요구를 ‘반값 등록금’으로만 한정하려 하지 말고 최저임금 인상, 서울대 법인화 반대, 유성기업 투쟁 지지, 고엽제 사건 규탄, 공공요금 인상 반대 등 지금 제기되는 여러 쟁점과 요구들을 결합시켜야 한다.

그리고 한대련과 일부 시민단체로만 폭을 한정하지 말고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해서 투쟁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공동의 투쟁 기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

지난 1일 밤 학생들이 명동에서 도심 기습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정부의 불허와 협박에 굴하지 말고 계속 과감하게 도심 거리 행진 등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 그럴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속에서 자신들의 분노와 투지를 분출하려 할 것이다.

특히 노동자들의 요구와 쟁점을 반영해서 노동계급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자동차 산업을 마비시켰던 유성기업 파업이 보여 줬듯이 조직된 노동계급이야말로 정부와 지배자들을 압박할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채택할 때, 이 투쟁은 현재 정도의 규모와 수준에 머무르다가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할 기회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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