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6월 7일 〈레디앙〉에 실린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필자의 승낙을 얻어 본지에도 게재한다.


모처럼 TV뉴스를 봤는데 대학생들의 등록금 관련 시위 보도가 나온다. 노동자보다는 대학생이 더 세긴 센가 보다. 노동자들의 시위는 단 한 줄도 보도가 되지 않는데… 하여튼 뉴스를 보니 오늘도 광화문에서 대학생들이 시위를 한다고 한다. 나도 대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아닌가? 시간이 돼 대충 씻고 광화문으로 갔다.

분명히 시간은 됐는데 집회 대열이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그리고 경복궁이다. 보기 싫은 청와대 지붕도 살짝 보인다. 그러다 소리를 들었다. 광화문 광장 맞은편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아~, 저기구나. 오늘(6월 5일)이 일요일인데도 꽤나 많은 학생과 시민 들이 모였다.

“남은 임기 1년이다. 반값 등록금 실현하라!”

“대학생들 모여라. 반값 등록금 실현하자!”

구호도 하고 노래도 하며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세대 재단 적립금 5천억 원, 한 학기 등록금 8백만 원

연세대 사범대의 한 학기 등록금이 8백15만 원이란다. 그런데 연세대 재단 적립금은 5천억 원이란다. 당연히 학생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오세훈 시장도 “아이 둘이 대학생인데 등록금을 내려면 허리가 휜다”고 했단다. 재산이 50억 원이라는 서울시장도 허리가 휜다는데,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 말고도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다. 집회 장소가 아닌 광화문 광장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이 집회 발언을 경청하고 있었다. 더구나 대학생들의 정당한 외침을 경찰을 동원해 무차별 연행해 간 정권이 아닌가? 어제 만 해도 20명이 연행됐단다.

공부하랴, 시위하랴. 학생들이 고생이 많다. 가증스런 자본의 나라에 태어났으니 고생을 피할 수 없겠지만, 어른의 한 사람으로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집회 현장에서 가끔 보았던 ‘단편선’이 노래 공연을 한다. 대학생이란다. 깜짝 놀랐다. 아직 졸업하지 못했다고 한다. 특유의 공연에 학생들이 엄청 좋아한다.

민주노총이 등록금 집회에 연대해야 하는 이유

‘등록금 반값이 아니라 등록금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발언에 더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비정규직 철폐! 등록금 철폐! 여성차별 철폐!” 등 철폐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는 나라다. 시간이 흐르면서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늘어났다.

어쩐 일로 경찰이 저지선을 뒤로 밀면서 사람들을 저지선 안으로 유도하기까지 한다. 오늘이 벌써 대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한 지 8일째라고 한다. 조금 있으면 시험기간이라니, 학생들은 그것도 걱정일 것이다.

가만히 집회를 지켜보면서 ‘왜 학생들만 거리에 나서게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때도 그러지 못했지만, ‘조직된 노동자들과 투쟁하는 세력들이 등록금과 자기 현안 문제를 플러스해서 같이 투쟁하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말이다.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이지만, ‘각개 돌파’로는 어떤 현안이든 쉽게 풀지 못한다.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대 세력을 만들어 같이 싸워야 한다. 이명박 정권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모두 뭉쳐야 한다. 요구 사항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엄밀히 보면 목표 지점은 하나가 아니겠는가.

학생들의 구호 중에 “남은 임기 1년”이라는 구호가 계속 귓전에 맴돈다. 임기 말, 고통받는 모든 민중이 떨쳐 일어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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