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에서는 명지대학교 재단비리 비상대책위원회의 주도로 ‘재단비리 규탄집회’가 열렸다. 시험기간인데다가 인문캠퍼스의 수업이 거의 없는 금요일인데도 학생회관 앞 계단에 9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명지대 재단비리 규모는 2천5백억 원이나 된다. 엄청나다. 지금껏 존재했던 사학비리 중 가장 큰 규모다. 유영구가 이사장이었던 시절, 2006년과 2007년 동안 학생들의 등록금을 빼돌렸을 때 명지대의 운동은 계속해서 쇠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6월 10일에 드디어 학생들은 오랜만에 행동에 나섰다.

부총학생회장은 ‘학부모가 자살을 하는 사회에서 부를 축적하는 재단’에 대해 이야기했고,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될 수 없는 비민주적 대학 운영’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함께 명지대모임에서도 ‘다른 학교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이것이 대학기업화라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비대위에서는 발언자가 많지 않을까봐 걱정했지만, 자유발언이 시작되자 머뭇거리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비리에 대한 분노와 함께 줄어든 학회비에 대해서 얘기하는 좌파적 정치학회 회장도 있었고, 오른 줄도 모르고 들어왔는데, 억울하다고 얘기하는 새내기도 있었다. 발언들이 진행되면서 이 의제들은 반값 등록금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결합되고 있었다. 비대위 이름으로 반값 등록금 집중행동에 참석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행진을 시작하자 학교 깃발이 정말 오랜만에 떴다. 행진 대열에서는 ‘저 깃발, 아직 있었네’ 라는 속삭임이 들렸다.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면서 재단 앞까지 행진했고, 재단에 요구안을 제출했다. 재단 건물 안쪽, 넓은 복도에 학생들의 구호가 메아리로 울렸다.

집회가 끝나고 나서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50명 정도였다. 준비한 현수막 ‘재단비리 규탄 공동행동’을 펼치고 명지대 학생들은 새내기부터 03학번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제각기 자유발언을 했다. 2천5백억 원이었으면 이렇게 많이 모여서 요구해야 하는 반값 등록금이 진작에 가능했겠다는 발언도 있었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대학구조에서 재단비리는 끊임없이 문제가 될 것이다. 재단이 ‘학교’가 아닌 ‘기업’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이 이 돈을 왜 내는지도 알지 못한 채 매해 돈을 빼앗긴다. 명지대에서는 학생들이 이 ‘기업’을 학교로 돌려 달라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용인캠퍼스에서도 지난 2일, 전체 학생의 30퍼센트인 2천2백 명이 모여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이들은 총장 및 이사진 퇴진에 대해서 압도적인 가결로 통과시켰다.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돈놀이를 한 명지대의 이사진은 지금 당장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학교의 ‘진짜 주인’인 학생들의 목소리만이 비리 재단 척결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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