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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버스’는 멈추지 않는다

6월 28일, ‘희망의 버스’ 기획단이 주최하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투쟁 결의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긴급하게 잡힌 집회였지만, 곳곳에서 적잖은 사람들이 참가해 뜨거운 투지를 다졌다.

6월 28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문화제 “한진, 85호 크레인의 눈물” ’에서 한진중공업 노동자 강용성 동지가 채길용 지회장의 노사 합의를 강력히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한진중공업 노동자 강용성 동지는 채길용 지회장의 노사 합의를 강력히 규탄했다.

“보수 언론은 우리를 ‘일부’ 강성 노조원이라고 매도합니다. 그러나 우리 해고 노동자 전부가 일터로 돌아갈 때까지, 김진숙 지도위원이 튼튼한 두 다리로 땅에 내려올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1차 희망버스를 타고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보여 줬습니다. 오늘 금속노조가 지회장의 협상이 분명히 잘못됐다고 결정했습니다. 금속노조가 적극 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했습니다. 7월 9일 만나는 날까지 흔들림 없이 투쟁하겠습니다.”

뒤를 이어, 한진중공업 소식을 듣고 “밥 숟가락을 들다가 말고 부산으로 달려가고 싶었다”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심동기 동지가 발언했다.

“우리는 해고가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이것이 어떻게 죽음으로 내모는지 잘 압니다. 한진 동지들이 강렬하게 저항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열심히 투쟁해서 저들에게 우리가 강하고 꿋꿋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2차 ‘희망의 버스’ 기획단에 함께하는 문화연대 활동가는 한진중공업 투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희망의 버스 카페에 하루 방문자가 1천 명이 넘습니다. 하루 하루 신청자가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노사 합의가 발표되던 어제는 ‘희망의 버스가 예정대로 가느냐’는 문의로 전화기에 불이 났는데, 오늘은 ‘반드시 가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는 분들로 전화기에 불이 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영상과 음성 메시지는 참가자들이 투쟁 의지를 다지게 했다. ⓒ이미진

김진숙 지도위원의 마지막 긴급 음성 메시지가 나오자, 참가자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27일 밤 12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캄캄한 크레인 위에서 통화하다가 휴대폰 밧데리의 전원이 나가 미처 끝까지 남기지 못한 메시지였다.

“조합원들이 끌려 나가는 상황에서 노사합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충격적이고 배신감도 들었습니다. 끌려나가는 상황보다 그게 더 참담했습니다. 처음에 [크레인에] 올라왔을 때 정리해고 투쟁 한 가지만 갖고 왔습니다. 그 한 가지를 위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가지 투쟁하겠다!”

송경동 시인이 무대에 올랐다.

“많은 언론들이 한진중공업 문제가 끝난 것처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뭐가 끝났나요? 7월 9일의 2차 희망 버스를 조직해서, 모든 이들의 놀라운 연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시다. 김진숙 선배가 김주익 열사와 박재규 열사 영혼을 꼭 껴안고, 꼭 안전한 땅으로 제 발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송경동 시인은 ‘희망의 버스’ 기획단을 대표해, 노사 합의서는 무효라고 발표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모두 느꼈을 것이다. ‘희망의 버스’는 멈추지 않았고, 희망도 꺼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