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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자들이 지금 당장 이라크를 떠나야 하는 이유

제국주의자들이 지금 당장 이라크를 떠나야 하는 이유

지금까지 미국의 점령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군대를 파병한 국가는 영국뿐이다. 프랑스의 우파 대통령 시라크가 이끄는 다른 열강은 군대를 보내 자신들에게 아주 중요한 석유를 미국이 지배하는 것을 도와 줄 이유가 없었다.

이제 시라크 정부는 타협을 시사하는 말을 흘리고 있다. 프랑스 외무장관 빌팽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요점이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의 연대와 세력을 기대해도 좋다.”

그러나 프랑스가 미국을 지지하는 데는 전제 조건이 있다. 부시가 점령을 “국제화해야”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지배자들은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 이라크의 석유, 이라크 재건 사업 등과 관련해 독일과 프랑스가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새 유엔 결의안을 원한다.

전쟁에 반대하는 영국인들 가운데 일부는 이것이 일보 전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라크인들이 독립할 “준비가 안 돼 있으므로” 지금 당장 점령을 끝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런 주장은 잘못됐다. 과거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제국주의 열강은 그런 주장을 이용해 제국을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했다. 그 과정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식민지 민중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이라크를 지배하는 외세 열강이 미국과 영국 두 국가뿐이든 아니면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여러 국가든, 기본적으로 상황은 똑같을 것이다. 이라크 민중의 자결권은 거부당할 것이며, 많은 이라크인들이 여전히 점령군에 맞서 무기를 들 것이다.

어떤 보고서를 보든, 이라크인의 다수는 지금 당장 점령 종식을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점령이 지속되는 것은 전쟁이 지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상황에서 점령군이 통제력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분열 지배다.

영국이 인도·스리랑카·키프로스 같은 나라들을 통치하며 막대한 피해를 입힌 방식이 바로 분열 지배였다. 그것은 쿠르드인과 아랍인, 시아파 무슬림과 수니파 무슬림, 이 부족과 저 부족을 서로 반목시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이 바로 미국이 구상하는 새 [이라크] 정부―선거를 치르지 않고 수립되는―의 기초다.

그것은 이라크인들 간의 유혈 충돌과 종족 간 증오를 부추기는 방법이다. 이 전략은 미국 제국주의에게는 발을 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만약 미국이 유엔이나 그 어디서도 아무런 체면 유지 수단을 얻지 못한 채 이라크에서 쫓겨난다면 그것은 더 나은 세계를 원하는 사람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다. 베트남전 이후 그랬듯이 미군이 치욕을 당하고 사기 저하된다면 그들이 다른 곳에서 피비린내나는 모험을 추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