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뜻깊게도 울산에서 처음 성소수자 집회·행진인 ‘퀴어라이브in울산’이 열렸다. 6월에 보수 기독교계가 울산에서 반동성애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쳤기 때문에 이번 행사는 더욱 의미 있었다. (관련 기사: 울산 기독교 우파는 성소수자 혐오 선동을 멈춰라) 또 ‘노동운동의 메카’라 불리는 울산에서 성소수자들의 집단적 행동이 시작됐다는 것은 무척 환영할 일이다.

오후 1시 30분부터 롯데백화점 앞에서 집회가 시작됐다. 울산 성소수자 모임 ‘디스웨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등 성소수자 단체들과 녹색당 울산시당, 노동당 울산시당, 노동자연대 울산지회 등 울산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수십 명이 참가했다. 집회 장소 인근에서 우익들이 집회를 방해하는 행사를 했지만, 참가자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신나는 공연과 여러 발언들이 있었다. ‘무지개행동’과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가 발언했다. 원지원 큐브 의장은 집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여러 곳에서 반동성애 집회가 열렸습니다. 평소 혐오 세력을 만나면 무섭고 당황스럽습니다. 그래서 퀴어라이브가 필요합니다. 함께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기 때문입니다.”

울산의 여러 단체 활동가들도 지지와 연대의 발언을 했다. 울산여성회 활동가, 4년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활동가들이 연단에서 퀴어라이브 개최를 환영했다.

집회 후 이어진 행진은 활력이 넘쳤다. 참가자들은 흥겨운 음악에 신이 났고 차별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울산 도심을 행진했다.

노동자연대 울산지회의 노동자와 청년 회원들은 퀴어라이브를 환영하는 리플릿을 반포했다. 특히 노동자 회원들이 무지개 깃발을 몸에 두르고 춤추며 행진한 모습은 집회의 활력을 더했다.

울산에서 성소수자들의 첫 행진이 시작되다
무지개 깃발을 두르고 행진하는 노동자 ⓒ성지현

한편, 퀴어라이브 행사장 내에서 다음주에 방한하는 트럼프에 반대하는 활동들도 펼쳐졌다.  ‘NO트럼프 울산행동’이 차린 트럼프 방한 반대 서명 부스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다. 서명한 사람들 중 일부는 퀴어라이브가 끝난 직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NO 전쟁, NO 트럼프 울산시민대회’에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대회 참가를 약속하기도 했다.

특히 퀴어라이브 주최 측이 ‘NO 전쟁, NO 트럼프 울산시민대회’를 무대에서 광고했고, 퀴어라이브 참가자 일부가 실제로 이 집회에 참가했다. 최근 성소수자 운동의 주류가 미국 대사관의 후원을 받는 등 ‘핑크워싱’에 무비판적인 상황을 봤을 때, 특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노동자연대 성소수자 회원들이 호소한 ‘NO 성소수자 혐오! NO 트럼프! 성소수자 연서명’에도 수십 명이 동참했다. 자국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후퇴시킨 ‘혐오의 아이콘’ 트럼프가 한국의 성소수자들에게도 ‘혐오’와 지탄의 대상임이 느껴졌다. 서명 참가자들 중에는 트럼프가 방한해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것이 동성애를 혐오하는 한국의 우익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앞으로 울산에서 성소수자들의 집단적 행동은 계속돼야 한다. 노동운동과 진보·좌파 진영의 참가도 더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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