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판매 대리점 노조인 ‘전국판매노동자연대노동조합’(이하 판매연대)이 금속노조에 가입을 신청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거듭 가입 승인이 거부되는 동안, 해고와 탄압을 겪으면서 노조에서 이탈하는 조합원들이 늘어나고 투쟁도 더 힘겨워졌다.

지난 3월 금속노조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일부 대의원들이 판매연대의 노조 가입 승인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대의원들과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관련 기사: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자동차 판매 대리점 노조 가입 안건 – 정규직·비정규직 단결 주장이 상당한 호응을 얻다’) 당시 금속노조 지도부는 대책위를 구성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태는 오리무중이다.

김우용 금속노조 대의원이 김선영 판매연대 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과정과 현재 상황, 금속노조 집단 가입을 바라는 이유 등에 대해 들었다.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부가 부연한 것이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 비정규직 동지들이 노조를 결성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어요. 그렇게 나서게 된 이유가 뭔가요? 

전국판매노동자연대노동조합 김선영 위원장

열악한 노동조건이 있죠. 정규직과 똑같이 일하는데 4대 보험도 안 되고요.

그런데 처음에 노조를 만들려고 결심한 계기는 대리점 소장들의 인권 유린이었어요. 실적이 저조하면 폭언을 하고, 그것도 전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쌍욕을 했죠. 얼굴에 서류를 집어 던지면서 ‘차를 이 정도밖에 못 파냐’고.

2015년 8월 22일 노조 설립신고를 했죠. 처음 노조를 띄웠을 때 사실 참담했어요. 숨어서 노조를 결성했는데 현대자동차가 명단을 다 파악해 대리점들에 내려 보낸 거예요. 탈퇴 안 하면 모두 해고하겠다! 일주일 만에 많이 탈퇴했고, 사무처장과 저는 해고를 통보 받았죠.

저는 해고 통보를 받고도 계속 출근을 했어요. 사측은 두 달여간 지속적으로 폭언·폭행을 했어요. 발로 차고 얼굴에 침을 뱉고 별의 별 짓을 다 했죠. 이게 KBS 9시 뉴스에도 보도가 됐어요. 그러니까 사측은 3주간 대리점을 영업 정지 시키더니, 결국 아예 폐업시켰어요.

지난해 금속노조에 가입 신청을 하셨는데, 1년 반 넘게 아직도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요?

사실 지난해가 처음은 아니었어요. 그 전부터 노조를 만들려고 여기저기 찾아 다녔어요. 민주노총 한 지역본부에 가니까 ‘현대자동차는 금속노조에 가서 상담 받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있는 지역의 금속노조에 가니까 ‘[판매 영업직이라] 근로자성 때문에 노조 만들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답변을 들었죠.

거의 포기 상태로 있었는데, 1년쯤 지났을까 기아차 판매위원회의 한 정규직 동지가 나섰어요. 자기하고 똑같은 일을 하는데 대리점 직원들이 너무 열악하다면서 노조 만드는 걸 도와주겠다고요. 밴드를 만들고 대리점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거죠.

저도 그 문자를 받았어요. 그 동지와 통화를 하고 노조를 만들기로 했죠. 금속노조도 찾아가 가입을 추진했어요. 그게 2015년 3월 정도였어요. 벌써 2년 6개월 정도 된 일인 거죠.

그때 금속노조의 조직실, 미비실하고 얘기를 많이 했어요. 우리를 맡아 줄 담당도 있었고 전국을 돌며 뜻 있는 사람들을 모아 회의를 했죠. 금속노조에 지회 설립을 요청했는데, 인원이 너무 작아 어렵다고 했어요. 당시 50명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우리끼리 창립 총회를 했죠. 그리고 7~8개월쯤 뒤인 지난해 5월 21일 금속노조로 조직형태 변경을 위한 총회를 했어요. 민주노총 부위원장,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미비실장이 참석했어요. 그때까지는 경기지부의 한 지회로 편제하기로 다 얘기를 했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막상 총회를 하고 나니, 당시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이 ‘미안하게 됐다. 한 두 달만 기다려 줘라. 정규직들이 반대하고 있으니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다. 양해해 달라’ 이랬어요. 그 뒤로 지금까지 몇 차 중앙위에서 해 주겠다, 대책위에서 해 주겠다 하면서 시간을 끌어 온 거죠.”

금속노조가 얼마 전에 판매연대 조합원들을 개별 가입으로 받기로 했는데, 그것으로 부족한 이유는 뭔가요?

몇 달 전에 우리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었어요. 판매연대가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총회를 해서 집단 가입 신청서를 냈으니, 금속노조의 규약 규정에 따라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이렇게라도 하면 금속노조가 빨리 가입을 승인할 줄 알고 그랬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금속노조 지도부는 법정에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었죠. 사실 가처분을 내면 우리가 이기든 지든 모두에게 상처가 될 것도 뻔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소송을 취하했어요. 그리고 가처분 신청을 냈던 22명 중에 위원장인 저를 빼고 나머지 동지들이 금속노조에 개별 조합원으로 가입 신청을 하겠다고 했죠. 금속노조는 한 달 동안 엄청 고민하더니 21명을 각각의 지역지부 조합원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했어요.[21명은 판매연대 조합원 중 극히 일부이다.]

판매 비정규직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으니까 서로 뭉쳐서 싸우기가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노조 활동을 같이 뭉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금속노조의 여러 지역지부로 쪼개지는 게 아니라 모두 하나의 지회로 들어가길 원했죠. 정 안 되면 크게 3~4곳으로 편제해 달라고 요청도 해 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금속노조 집단 가입을 계속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금속노조 가입 승인이 거부되는 동안] 우리 내부에서도 갈등이 많이 생겼어요. ‘판매연대는 성공할 수 없구나’ 하면서 자포자기하고 많은 동지들이 떠나갔죠. ‘100명 넘게 해고된 마당에 금속노조 가입조차 안 되는데 어떻게 성공하겠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우리는 다 해고되고 싸울 방법도 모르니 도와달라고, 금속노조나 민주노총에 계속 손을 내밀고 요청했어요. 그런데 판매위원회(정규직)가 반대하고 금속노조가 나서질 않고 하니까 다들 외면하더라고요.

그러는 와중에 투쟁사업장 동지들을 만나 광화문에서 같이 천막 농성을 하면서 싸우게 됐어요. 금속노조 가입 승인 여부와 관계 없이 우리는 계속 투쟁해 나갈 거예요. 누가 대신해 주는 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 싸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금속노조 안에서 정규직과 같이 힘을 합치면 자본을 상대하기가 더 좋을 거예요. 정규직 노조는 서비스연맹으로 가라, 금속노조에 왜 들어오느냐고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정몽구를 이기기가 힘들어요. 같이 힘을 합쳐 같이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정규직이 파업을 해도 대리점 비정규직이 차를 팔면 [사측에] 타격을 줄 수가 없거든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손 잡고 같이 싸워야 하는 거죠.

노동조합 일각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자라고, 그래서 하나의 노조에 있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런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얘기들은 사실 허구입니다. 회사에서 노동자들을 경쟁 관계로 몰아넣고 분열시키는 것이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그렇게 만들고, 비정규직도 판매 실적으로 서로 경쟁을 시킵니다. 같은 대리점에 있는 옆 동료하고도, 인근 대리점의 동료들 하고도요.

정규직 노조는 대리점이 확대되는 것을 지금까지 반대해 왔다면서 우리와 같이 노조 할 수 없다고 하지만, 비정규직이 더 많이 늘어나고 대리점을 늘리는 것은 우리도 반대합니다. 우리는 직영화를 요구합니다. 그러니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못 할 이유가 없어요.

지금 필요한 연대는 어떤 것들인가요?

자본도, 대리점 소장들도, 여러 노조들도 우리가 스스로 포기하고 곧 없어질 거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금속노조 가입조차 안 되니까 그러기가 쉬울 거라고요.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고 있어요. 삼성역에 현대자동차 국내 영업본부가 있는데, 저희는 매주 수요일 정오에 그 앞에서 결의대회를 합니다. 그동안 기아차 정규직 동지들이 참여하기도 했죠. 정규직 동지들이 여기 와서 발언도 해 주고 응원도 해 주면 좋겠어요. 그런 게 큰 힘이 되거든요.

이제 금속노조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줄 차례예요. 금속노조 신임 위원장이 나서서 집단 가입을 승인할 거라고 기대하기도 했는데, 얼마 전 면담에서는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들었어요.

언제까지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어요.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해요. 이를 위해 활동가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 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