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교육부가 기간제 교사의 1급 정교사 자격 취득을 막아 온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교육부는 차별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하는데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전국기간제교사노조에 따르면 “1급 정교사 자격 조건인 교육경력 3년 이상의 기간제교사는 전체 기간제교사의 70퍼센트가 넘는다. 이들 중 대부분이 1정 연수[1급 정교사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연수]를 받아야 하는 교사들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1정 연수 시행 계획조차 내놓지 않은 채로 석사 학위 소지자 등 기간제 교사 일부가 자격증을 신청하면 이를 발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 대법원 판결 이후 전국기간제교사노조는 기간제교원운영협의회 등에서 여러 차례 1정 연수를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해 왔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틀 전 기간제교사노조와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유은혜 신임 교육부 장관을 향해 1정 연수 즉각 시행을 요구했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부는 늘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만 합니다. 교육부는 교육청이 자치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하고, 교육청은 교육부의 지침이 필요하다며 차일피일 서로 책임만 떠 넘기고 있습니다” 하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기간제 교사들은 정교사와 같이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 없이 유은혜 장관이 말한 ‘사람 중심 미래 교육’은 불가능합니다” 하고 주장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1정 연수를 시행하지 않는 것은 교사에 대한 차별이자 평등하게 교육받을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도 기간제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간제 교사의 절반 이상이 담임을 맡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 줍니다. 이것은 교육부가 우리는 교사들을 차별할 테니 교사들은 학생들을 차별하지 말고 잘 가르치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언제까지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들의 헌신성에만 의존할 것입니까?”

ⓒ출처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울산의 한 조합원이 보낸 편지는 기간제 교사가 겪는 차별과 어려움을 생생히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약 네 군데 학교를 옮겨 다녔고 수업 외에도 저는 학생 안전부, 환경생활부, 교육과정 운영과 등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연수를 받으며 적어도 수개월간 익혀 온 전임교사의 전문성 있는 일을 그 자리에 앉자마자 그대로 수행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전임교사의 책상에 놓인 연수 자료를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며 업무를 수행해 본 경험, 기간제 교사라면 누구나 그런 상황을 맞이한 적이 있을 겁니다.

“기간제교사들은 누구보다도 학교에서 가장 열악한 최전방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정규직 전환 배제도 모자라 법에서 판결한 1정 연수 기회조차 마련하지 않는 교육부를 규탄합니다.”

1정 연수 시행 여부는 유은혜 신임 교육부장관이 기간제 교사 차별 해소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보여 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유은혜 장관 취임 직후 논평을 발표해 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행해지는 온갖 차별을 경험한 학생들에게 평등 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유은혜 장관이 말한] 혁신교육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차별당해야 하는 기간제교사를 늘리지 않고, 동시에 그동안 교육 현장에 헌신해 온 기간제교사들이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로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기간제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며 “기간제교사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라고도 요구했다.

유은혜 장관은 기간제교사노조와 공대위의 요구대로 이번 겨울방학에 자격을 갖춘 기간제교사 모두에게 1정 연수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여기에 그치지 말고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정규직화와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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