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우크라이나 문제가 보여 준 미국 지배계급의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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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탄핵소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핵심 쟁점이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트럼프가 원한 것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헌터 바이든의 기업 활동을 수사해 부패 혐의를 캐내는 것이었다. 헌터 바이든의 아버지 조 바이든은 민주당 소속 전 부통령이자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경쟁 상대다.
바이든의 뒤를 캔다는 목적에만 부합했다면 트럼프에게는 우크라이나든 어디든 상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 우크라이나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신자유주의 정치 질서의 위기가 강대국 간 지정학적 경쟁을 어떻게 심화시키는지 보여 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관계를 생각하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독자적인 민족 정체성을 세웠지만 300년 넘게 러시아 국가의 일부였다. 스코틀랜드도 비슷한 기간 동안 잉글랜드와의 연합국에 속했다. 이 때문에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은 러시아 세력권에 큰 구멍을 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하면 그럴 것처럼 말이다.
1991년 독립 선언 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대 미국·유럽연합의 각축장이 됐다. 미국 외교 전문 잡지 《포린 어페어스》의 한 기사는 우크라이나를
가장 최근 사례는 2014년에 벌어졌다. 친서방 성향이 뚜렷한 정권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서자 러시아는 전략 요충지인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각종 분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일부를 장악했다.
그 때문에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긴장이 고조됐고,
그 와중에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중동에서 미군이 일부 철군한 틈을 타 유력한 중재자로 떠올랐다. 뒤이어 푸틴을 존경하는 자
미국이 러시아에서 “색깔 혁명”을 획책할 것을 두려워한 푸틴은 서방의 선거에 개입해 왔다. 이에 유럽과 미국의 자유주의자들은 트럼프 당선, 브렉시트 국민투표
애초 우크라이나를 미국 대선 논란에 처음 끌어들인 것은 트럼프 일당이다. 당시 이들은
민주당이 마침내 트럼프의 덜미를 잡았다면서 폭로한 바가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와의 커넥션이라는 사실은 자못 흥미롭다.
러시아 정부와 그들의 첩자·대자본가들이 트럼프의 약점을 쥐고 흔든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모든 시도가 실패했다는 것이 그동안 내 인상이었는데,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그 인상이 옳았음을 보여 준다. 결국 트럼프가 푸틴에 경도된 것은 매수나 협박 때문이 아니라 푸틴을 진짜로 존경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안보 기구들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범죄적이다. 그들에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선 최전선이다.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을 보면, 초강경 매파인 전
볼턴과 함께 일했고 7월까지 국가안보회의
이렇듯 이번 청문회에서는 미국 안보 기구들 내 반
그보다는 미국 제국주의와 다른 열강과의 패권 경쟁에서 트럼프의 무능함이 갈수록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탄핵 발의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