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코빈이 유대인 혐오자라는 거짓 비방이 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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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거짓 비방은 에드 밀리반드가 노동당 대표였던 2010~2015년에 이미 시작됐다. 다만 밀리반드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노동당에 대한 공격이 두 층위로 벌어진 것이 독특했다. 노동당 비방꾼들은 밀리반드가 조금이라도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에 우호적이거나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그러나 코빈을 상대로는 이 공격이 전면적이었다. 이는 그만큼 코빈이 팔레스타인 항쟁을 오랫동안 일관되게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빈이 노동당 역사상 가장 좌파적인 당 대표이고 상당한 사회·경제적 개혁을 추구하는 공약을 내세우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자가 지금 거짓 비방의 주된 이유다. 특히 노동당이 야심찬 선거 공약을 공개한 후 코빈이 유대인 혐오자라는 비방이 더한층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코빈이 유대인 혐오자라는 비방은 완전 헛소리다. 그런데 이 비방이 이토록 효과적인 이유는 뭘까? 내가 보기엔 이유가 두 가지다.
첫째, 노동당 우파의 구실이다. 이스라엘을 건국할 때만 해도 가장 강경한 시온주의자들
탈당
최악의 비방꾼 몇몇은 자신들에게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마련해 준 노동당을 이제와서 버렸지만, 아직도 언론은 그런 자들의 허튼소리를 실어 주고 있다.
그러나 둘째로 이런 비방 캠페인은 이스라엘과 그 지지자에게 크게 유리해진 변화를 반영하는데, 이런 변화는 단지 영국만이 아니라 다른 유럽 사회에서도 나타났다.
시애틀에서 20년 전에 시작된 대규모 반자본주의 운동만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항쟁에 강력한 연대를 표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스라엘이 2006년에 레바논과 전쟁을 벌이고 2008~2009년과 2014년에 가자지구를 군사적으로 공격했을 때 영국에서는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이전 세대가 아파르트헤이트
이스라엘 비판을 유대인 혐오라고 비난하는 것은 해묵은 이스라엘 옹호 논리다. 1983년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인 아리엘 샤론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스라엘이 정체성 정치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시온주의자*들은 이스라엘 비판을 유대인 위협으로 호도하려고 영국 같은 나라들에 사는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자기 정체성의 일부로 여기도록 부추겨 왔다. 이것이 코빈이 영국의 유대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압력이 가해지는 진정한 배경이다.
유럽의회 등 공식 기구가 시온주의 반대를 반유대주의와 갈수록 동일시한 것이 이런 식의 정체성 정치에 힘을 실어 줬다.
유럽연합을 주도하는 열강인 프랑스·독일이 여기에 특히 적극적이다. 그 덕분에 국제홀로코스트추모위원회
한편, 인종차별적 편견에 기초해 유대인을 증오하는 진짜 유대인 혐오가 자라나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극우가 이를 정치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요즘 극우는 이스라엘을 무슬림에 맞선 요새라 여기고 지지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잡탕 이데올로기에 유대인 혐오는 여전히 남아 있고 무슬림 혐오와 병존한다. 그러나 코빈 비방자들은 이 같은 진정한 위협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