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일 서울의료원 로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고(故) 서지윤 간호사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 회원들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새서울의료원분회) 조합원 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월 5일 서울의료원에 근무하던 서지윤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병원에서 겪은 일이 얼마나 괴로웠던지 그녀는 “[장례식장은] 우리 병원으로 가지 말고, 조문도 우리 병원 사람들 안 받으면 좋겠어”라는 유서를 남겼다. 이후 유가족과 노동·시민 단체는 시민대책위를 꾸려,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 왔다.

그 결과 서울시는 노조와 유족이 추천한 전문가들로 꾸려진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진상조사위는 현장 조사를 포함해 6개월의 활동을 거쳐 지난해 9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서울의료원 경영진 및 관리자들이 병원의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 직원의 권리와 안전을 무시했고, 서 간호사의 사망이 이로 인한 괴롭힘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재발 방지 대책으로, 서울의료원 인적 쇄신·간호인력 노동환경 개선·경영진 징계 및 교체 등 34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 결과-‘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사망’임이 밝혀지다)

2019년 12월 2일 김민기 전 서울의료원장은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같은 날 서울의료원은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소통하는 일터를 위한 혁신적 조직·인사개편 ▲직원이 행복한 일터 조성 ▲직원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일터 조성 ▲고인 예우 추진 및 직원 심리치유 ▲지속적인 공공의료 혁신(장기과제) 등이다. 

그러나 새서울의료원분회 김경희 분회장은 이를 두고 “혁신이 없는 혁신안”이라고 꼬집었다. “간호부원장제·상임감사제 도입, 야간전담제 전면 재검토 등 현장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책임이 있던 간호관리자는 여전히 직무 배제 없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책임자 처벌과 인적 쇄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유족 앞에서 권고안 100퍼센트 이행을 약속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가족과 약속했던 추모비 건립도 미룬 채 권고안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추모제에서는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남동생은 “지난해 9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3개월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벌써 4개월이 지났다”며 여전히 권고안이 이행되지 않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이민아 씨는 “간호사 3명 중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고, 매일 죽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간호사들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은 16퍼센트지만 서울의료원에서는 39퍼센트로 상황이 심각하다”며 “고인이 사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잠정적 가해자들의 배치 전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동료들은 희망을 잃고 직장을 떠나고 있다”며 서울의료원을 비판했다.

이날 추모 영상 속의 서 간호사는 꽃처럼 웃고 있다. ‘간호사 태움’으로 서 간호사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재발방지를 위한 권고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참가자들의 슬픔과 울분이 깊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고(故) 서 간호사 외에도 2015년 11월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행정직 노동자가 사망했고, 지난해 6월에는 산업재해로 미화노동자가 사망했다. 서울의료원에서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의료원은 진상조사위 권고안 이행은 물론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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