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운전·승무 노동자 무려 400여 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이는 서울교통공사 전체 운전·승무 노동자의 15퍼센트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러한 대규모 징계는 1월 하순에 벌어진 운전 시간 연장 철회 투쟁에 대한 보복이다.

사측은 1월 20일 조합원 총회 참석자 2000여 명 중 341명은 ‘근무지 이탈’로 징계하려 한다. 사측의 지시에 날인을 거부한 것과 심지어 휴가를 사용한 것조차 징계 사유라고 한다. 노동자들의 휴가 신청을 사실상 사측이 접수 처리하지 않았으면서 말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부당한 업무지시 거부’ 투쟁을 앞두고 1월 20일 오후 서울88체육관에서 야간 총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또, 사측은 지난해 사장의 퇴임식장에서 운전 시간 연장 항의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들을 업무 방해로 고소했다.

이런 징계 추진과 탄압은 완전히 부당하다.

서울시와 사측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로기준법까지 위반하며 노동시간 연장 조처를 일방 강행했다. 이는 단체협약 위반이기도 했다.

당연히 노동자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가뜩이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운전·승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측의 개악으로 노동자 10명당 한 명 꼴로 1~2시간씩 운전 시간이 늘어나는 등 상당수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스트레스가 뒤따르는 운전·승무 업무의 특성상, 이는 노동자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지하철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기도 했다.

두 달에 걸친 노조의 대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측과 서울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운전·승무 노동자들(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본부)은 부당한 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행동, 즉 전면적인 열차 운행 거부를 결의할 밖에 없었다.

서울시와 사측은 이런 투쟁에 밀려 부당한 운전 시간 연장 조처를 결국 철회했다.(노동조건은 2월 1일에야 원상회복이 됐다.) 1월 21일 새벽, 기관사들이 전면적인 운행 거부에 실제로 돌입할지도 모를 상황에 직면해서야 물러선 것이다.(사측의 시간 끌기로 인해 1월 21일 지하철 첫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불러온 책임은 위법까지 자행하며 일방적으로 운전 시간을 연장한 사측과 이를 방조한 서울시에 있다. 징계는 잘못된 조처를 바로 잡으려 한 노동자들이 아니라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서울시의 책임자들에게 내려져야 한다.

전체 노동조건 악화를 노린 탄압 

노동자들은 사측의 공격에 매우 분개하고 있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운전 시간 연장 철회를 다시 뒤집을 기회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승무지회장은 대량 징계 추진은 “조직력이 높은 [운전·승무 노동자들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측과 서울시는 이번에 기관사들이 보여 준 투지를 보며 적잖이 놀랐을 것이다. 쟁의 절차나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뛰어넘어 사실상 전면 파업 효과를 내는 투쟁의 잠재력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사측은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않게 단속하고 싶을 것이다.

또, 이번 탄압은 기관사들만 겨냥한 것이 아닐 것이다. 사측은 차량 직종 등 다른 부문에서도 인력을 감축하고 노동강도를 높이는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한 다른 직종 노동자들의 저항을 단속하는 효과도 노릴 것이다.

따라서 투쟁의 성과인 운전 시간 연장 철회를 굳히고, 다른 직종에서 구조조정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번 징계 시도를 좌절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사측은 총회에 참석한 야간 근무자들에게 다음 주 조사에 나오라는 소환장을 발부하기 시작했다.

사측의 징계 절차가 본격화한 만큼 노동조합이 항의 투쟁을 신속하게 건설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징계 반대 운동에 운전·승무 노동자들뿐 아니라 다른 직종 노동자들도 광범하게 동참시켜야 사측의 이간질 공격과 특정 직종을 표적 삼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운전 시간 연장 철회 투쟁은 지하철 안전을 위한 정당한 투쟁이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투쟁에 참여한 노동자들에 대한 징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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