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문재인 정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두산중공업에 1조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쓰디쓴 눈물을 흘려야 했다.

3월 31일 노동자 700명가량(노조 추산)이 ‘희망퇴직’ 명목으로 직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임원들은 골프 모임을 했다. 2013년 8400명이었던 인력은 이제 6000명가량으로 줄었다.

현재 정부는 파산을 막고 채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1조 원을 지원함과 동시에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노동자 1200명 이상 감축을 요구한다. 사측도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노동자들이 땀흘려 벌어들인 돈을 자회사 지원과 거액의 배당금으로 빼돌린 경영진과 노동자 고통은 나몰라라한 정부가 위기의 책임을 져야 한다. 3월 12일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 ⓒ출처 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

그러나 노동자들은 두산중공업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0년 동안 1조 2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도, 대규모 미분양으로 위기에 빠진 자회사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데에 1조 7000억 원을 투입했다. 게다가 10년간 배당금으로 6000억 원이나 썼다. 두산중공업의 주식 45퍼센트를 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이 가지고 있는 만큼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사주 일가에게 흘러들어 간 것이다.

이렇게 회사의 부실을 자초한 것은 경영진이었다. 그들은 석탄화력발전과 핵발전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석탄화력발전 투자는 축소됐고, 두산중공업 전체 매출에서 70~80퍼센트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사업 매출은 2015년 5조 1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 7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핵발전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고, 지구온난화를 낳는 석탄화력발전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사측은 당장의 이윤에 눈이 멀어 이런 경고를 무시했다.

탈핵 정책 때문?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에서 비롯했다고 보는 주장들이 꽤 있다. 민주당 소속인 창원시장 허성무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추진 입장을 밝혔다. 안타깝게도 두산중공업 노조도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신한울 핵발전소 3·4호기 건설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탈핵 공약에서 크게 후퇴했다. 애초 공약을 어기고 현재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가동되는 핵발전소는 2017년 24기에서 2024년 26기로 증가할 예정이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의 핵발전 관련 매출은 2017년 5877억 원에서 2018년 7636억 원, 2019년 8922억 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물론 추가적인 핵발전소 건설 중단은 두산중공업에 타격을 줄 것이다. 그럼에도 전체 노동계급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핵발전소 건설을 지지할 수는 없다. 

노동계급의 안전과 두산중공업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위해, 두산중공업을 국유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사실 박 씨 일가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2000년까지만 해도 공기업(한국중공업)이었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은 핵발전이나 화력발전뿐 아니라 풍력이나 태양력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한 기술도 가지고 있다.

마침 정의당 여영국 국회의원은 두산중공업을 “에너지 전환 전략 공기업화”하라는 입장을 냈다. 민중당의 창원성산 석영철 후보도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공기업화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친환경 공약은 후퇴시키고, 노동자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 방향이 필요하다. 두산중공업 부실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의 재산을 몰수하고, 회사의 부채는 탕감하고,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위해 국유화를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은 노동자들을 살리는 데 쓰여야 한다.

이를 위해 강력한 노동자 투쟁과 연대가 필요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국유화를 요구하며 싸운다면 다른 노동자들과 진보진영의 광범한 지지·연대를 이끌어 내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