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전남지부 광양항 파업 집회 모습 코로나19ㆍ경제 위기에 따른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동운동이 갈 길을 보여 주다 ⓒ제공 화물연대본부

4월 6일 화물연대 전남지부 컨테이너지회의 임금 인상 파업이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물류창고로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컨테이너 셔틀 노동자들은 열흘 넘게 광양항에서 물류창고로 가는 출구들을 봉쇄하는 투쟁을 벌였다. 광양항은 2018년 기준 국내 항만 중 부산항에 이어 둘째로 물동량이 많은 항만이다.

최근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국면에서 정부나 주류 언론들은 노동자들이 조건 개선 요구나 투쟁을 자제하고 ‘위기 극복’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항만 봉쇄 투쟁에 대한 언론의 태도는 비난 아니면 외면이었다.

화물연대의 한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요구나 투쟁을 제대로 보도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주류 언론은 무시하고 지역 언론들은 비난만 합니다. 우리 투쟁이 제대로 알려지기를 가장 바라고 있습니다.”

항만 봉쇄 투쟁은 사용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이 됐다. 항만 봉쇄가 지속되자 운송사들은 파업을 “불법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경찰력을 투입해 파업을 진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압박에도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버텼고, 화물연대 전남지부가 하루 동안 연대 파업을 해 600여 명이 항만 봉쇄 투쟁에 동참해 사용자들을 압박했다. 화물연대 본부와 지부 16곳도 이 파업을 적극 지원했다.

4월 2일 본지는 이런 단호한 투쟁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마지막까지 버티던 운송사들도 4월 6일에 양보를 했다. 노조의 요구였던 운임 50퍼센트 인상(1회 운송료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대략 42퍼센트 정도의 인상을 수용했다.

 화물업계 최저임금 ‘안전운임’을 보장하라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이 과도한 요구를 한다고 비난했지만,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는 화물업계의 최저임금이라 말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를 지키라는 요구이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되는 안전운임제에 따라 컨테이너 수송 화물 노동자들의 운임(임금)은 대폭 올라야 했다. 특히 컨테이너 셔틀 노동자들의 운임은 그동안 말도 안 되게 낮게 책정돼 있던 탓에 68~110퍼센트까지 오르게 돼 있다. 노조는 이보다 낮은 인상률인 50퍼센트 인상을 제시했다.

안전운임제는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도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 화물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인 만큼, 노동자들의 열망이 상당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순순히 임금 인상을 따르지 않으려 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사용자들을 강제하기 위해 투쟁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한층 심각해지자 사용자들은 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이윤에 타격을 주는 행동에 나서 적잖은 임금 인상을 얻어 낸 것이다. 연대 파업의 효과도 중요했다.

이번 파업의 승리로 노동자들의 기세는 상당히 올랐고, 특히 노동자 수백 명이 노조로 가입하는 성과도 냈다.

 울산으로 파업이 이어지다

다른 지역의 화물 노동자들도 이번 투쟁을 주시했다.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화물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디.

“안전운임제 대상 차량의 90퍼센트 이상이 아직 제대로 안전운임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광양항에서 컨테이너 셔틀 노동자들이 운임을 대폭 인상하는 승리를 거둬 매우 기쁩니다. 저 말고도 많은 화물 노동자들이 광양의 투쟁을 주목했습니다.”

파업 중인 화물연대 울산지부 노동자들 화물연대는 광양항 파업 승리 후 울산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제공 화물연대본부

이번 승리에 이어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화물연대는 광양항 파업 승리 이후 울산에서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4월 8일 오전 8시 화물연대 울산지부가 파업에 돌입해,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금호석유화학 출입구 세 곳을 막고 있다.

이곳도 운송사가 안전운임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기존의 운임 요율을 우선 적용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준다며 지급을 유예하거나, 새로운 수수료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운임을 깎으려는 꼼수 등을 쓰고 있다고 한다.

광양항 화물 노동자 파업의 승리는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위기로 노동자들의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조건 개선을 위해 싸울 수 있고 성과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이 기세를 이어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