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스 자이 웅파콘(사진)은 태국의 사회주의자이며, 2006년 쿠데타를 옹호한 국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왕모독죄로 기소된 후 유럽으로 잠시 망명했다.


8월 16일 태국 수도 방콕 중심에 있는 민주기념탑에 5만 명에 달하는 민주화 운동 시위대가 모였다.

필자 자일스 자이 웅파콘

이 시위는 주로 젊은 청년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유 민중’이라는 단체가 조직했다.

이 시위 이후 며칠 동안 전국 중·고등학생들은 수업 전에 의무적으로 하는 국기 게양식에서 “세 손가락” 시위를 벌였다.

[검지와 중지, 약지를 세워 올리는] 세 손가락 표시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따온 것인데 2014년 반(反)쿠데타 시위에서 군부 독재 반대의 상징이 됐다.

교사들의 지시를 거부하고 교사들과 언쟁하는 학생들의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궜다. 가장 전투적인 학생들은 종종 어린 여성들이었다.

8월 19일에는 학생 수백 명이 교실을 박차고 나와 교육부 앞에서 시위를 했다. 군부가 임명한 교육부 장관이 그동안 학생들을 위협해 왔기 때문이다.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에게 연설하려 했지만 허사였다. 그는 결국 학생들에게 “독재의 하수인!”이라는 야유를 들으며 쫓겨나듯이 돌아가야 했다.

현 군부 정권은 2014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

‘자유 민중’의 3가지 주요 요구는 활동가 탄압 중단, 헌법 개정, 의회 해산이다.

일부 전투적인 시위 참가자들은 불신받는 왕정을 개혁하기 위한 추가적인 요구를 내놨다. 사람들은 새 국왕인 와치랄롱꼰의 행태에 진저리를 내고 분노하고 있다. 국왕은 대부분의 생활을 독일에서 한다.

그는 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지속하고 지금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하려고 헌법을 개정했다.

8월 16일 수도 방콕의 민주기념탑에 모인 태국 시위대 ⓒ출처 Prachatai(플리커)

사람들이 국왕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만큼 자신감을 얻은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태국에는 왕실 비판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법이 있다.

강력한 군부는 취약한 왕정을 앞세워 권위주의적 통치를 오랫동안 정당화해 왔다. 최근 북동지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는 지도적인 학생 활동가가 연단에 올라 전 국왕 푸미폰에게 왜 군부 쿠데타를 승인했냐고 따져 물었다.

2014년 이후 산발적으로 일어나던 민주화 운동을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이 되살린 이유는 현 의회 제도를 통한 개혁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군대가 통제하는 법원은 야당과 반대파 정치인들의 활동을 금지해 왔다. 군부는 군정을 굳건히 하려고 새로운 헌법을 만들었고 2019년 초에는 기만적인 선거를 치렀다.

정부는 시위를 저지하는 데에 코로나19를 노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비판적 발언을 하면 누구든 공안 경찰의 탄압 대상이 된다. 군 암살단이 이웃 나라로 피신한 정치적 망명자들을 살해하기도 한다.

경찰은 시위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온갖 “범죄” 혐의로 활동가들을 기소해 왔다.

희망

태국 경제는 엉망이고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거의 갖기 어렵다. 2019년 선거에서 성인인구 절반 이상이 군부 정당에 반대하는 표를 던져 청년들의 분노와 절망에 공감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이 청년들이, 군부의 잔혹한 탄압을 겪은 기존 활동가들 사이에 만연한 두려움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 특히 아직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보수적이고 후진적인 교육 제도에도 불만이 많다.

학생들만 시위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다. 성소수자들과 낙태권 활동가들도 시위에 참가했고 빠따니의 자결권을 요구하는 말레이족 무슬림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빠따니는 태국 남부에 있는 도시로 인구 대부분이 말레이족 무슬림이다.]

앞서 민주화 운동을 했던 ‘붉은 셔츠’ 활동가들도 2010년 운동이 혹독하게 탄압받은 이후 처음으로 저항에 동참했다.

[대규모 운동이 있었던] 1970년대와 패배한 붉은 셔츠 운동이 남긴 교훈은 조직된 노동계급으로 운동을 확장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몇 가지 희망적인 조짐이 있다. 작지만 전투적인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시위가 방콕에서 벌어졌고 일부 노동자들은 [방콕 북쪽에 있는 도시] 아유타야에서 열린 학생 집회에 참가했다. 영향력 있는 좌파 조직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동원하는 과제는 만만치 않지만 전투적인 사람들이 그것을 성취하는 데에 앞장서기를 바란다.

수단과 레바논 같은 다른 나라들에서 벌어진 투쟁에서와 마찬가지로 활동가들은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고 알량한 “개혁”을 제안하는 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필자가 본 기사 내용을 토대로 30여 분 동안 진행한 영어 인터뷰를 다음 팟캐스트 링크에서 들을 수 있다: https://www.podbean.com/media/share/pb-m82xw-e84e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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