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파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월은 미국에서 ‘스트라이크토버’[#Striketober, 파업(strike)과 10월(October)의 합성어]로 불렸다. 2021년 미국에서는 파업이 최소 185건 벌어졌는데, 그중 40건이 10월에 벌어졌다.

10월에만 노동자 10만 명 이상이 파업을 벌이거나, 파업을 예고하거나,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 것이다.

행동이 늘어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전의 파업 수준과 비교하면 굉장히 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랫동안 계급투쟁 수준이 낮았다. 물론, 주목할 만한 투쟁들도 이따금씩 있었다.

팬데믹

2018년 교사 파업이 그런 사례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의 파업과 직장 이탈 투쟁들도 또 다른 사례다.

현재 파업이 늘어난 이유 하나는 노동자들이 팬데믹 하에서 목숨 걸고 일했는데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것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노동력이 부족하고 특히 지난 20개월 동안 기업주들의 이윤이 치솟은 지금 이 시점이 싸워야 할 때임을 안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지도부의 권고를 거슬러 투쟁하기도 한다.

2021년 9월 아이오와·일리노이·콜로라도·조지아·캔자스주(州)의 ‘존 디어’(농기계 기업) 노동자 1만 100명은 파업 찬반 투표에서 99퍼센트가 파업에 찬성했다.

파업에 돌입하며 미 전역 14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시킨 ‘존 디어’ 기업 노동자들 ⓒ출처 SEIU Local 105

그들이 속한 전미자동차노조(UAW)는 경영진과의 교섭에서, 내년 임금을 5퍼센트 인상하고 2023년과 2025년에는 각각 3퍼센트씩 인상하는 형편없는 안에 합의해 줬다.

이 합의안에는 신규 채용 노동자에게 연금을 더 적게 주는 이중연금제도 포함돼 있었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이 합의안을 “상당한 경제적 성과”로 포장했다. 하지만 노동자 90퍼센트가 이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노동자들은 10월 14일 파업에 돌입했다.

켈로그 노동자 1400여 명은 미시간·네브래스카·펜실베니아·테네시주 공장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30일 연속으로 12시간이나 16시간 교대 근무를 시키는 것에 항의했다.

그동안 사측은 의료 복지와 연금, 휴가를 공격해 왔다. 노동자들은 2015년에 도입된 이중임금제에도 맞서 싸우고 있다. 이 제도에 따라 신규 노동자들은 시급이 10달러 이상 적고, 의료 복지와 연금도 더 열악하다.

뉴욕주 버펄로시(市)에서는 세 병원의 통신노조(CWA) 소속 간호사·직원 약 2500명이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번아웃’[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로]으로 고통받는 데다, 인력·지원 부족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앨라배마주에서는 광원 약 1100명이 4월부터 파업 중이고, 워싱턴주에서는 목수 2000명이 9월 중순부터 파업 중이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간호사 700명이, 웨스트버지니아주 헌팅턴시에서는 철강 노동자 450명이 파업 중이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강사 6500명과 하버드대학교, 콜롬비아주립대학교, 일리노이주립대학교의 대학원생들도 파업을 예고했다.

캘리포니아·하와이·오리건주의 ‘카이저 퍼머넌트’ 의료 노동자 3만여 명도 쟁의를 예고했다.

파업과 파업 노동자들이 많아지면 다른 이들도 투쟁에 나설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노동자 투쟁을 제약하는 악법

최근 파업들은 총파업이나, 제2차세계대전 종전 후 500만 명 이상이 참가한 1940년대 파업 물결에 비유되고 있다.

이런 파업 투쟁들과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노동조합의 통제를 뛰어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정상으로 돌아가자”는 바이든의 캠페인에 상당수 좌파가 침묵하는 상황에서 이는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벌어진 각각의 파업들은 여전히 규모가 작고, 전체 파업 노동자 수도 아직 제한적이다.

미국 역사상 최대 단일 파업은 노동자 50만여 명이 116일 동안 벌인 1959년 철강 파업이다.

2018년에는 48만 5000명, 2019년에 42만 5500명이 넘는 교사들이 일련의 파업 물결을 일으켰다.

오늘날 투쟁을 가로막는 요인 하나는 억압적인 미국 노동법이다. 약 28개 주에서 이른바 “일할 권리” 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노동조합이 조직된 작업장에서 단체교섭으로 혜택을 보는 비조합원들에게 노조 교섭비를 걷는 것을 금지한다.

사용자는 노동자들에게 노조 결성을 단념하라고 종용하는 반(反)노조 모임을 소집할 수도 있고, 파업 노동자를 영구적으로 갈아치워 버릴 신규 인력을 채용할 수도 있다.

미국 하원에서는 “일할 권리” 법을 무효화하기 위한 ‘조직권보호법’이 가결됐다. 조직권보호법은 파업 참가자를 다른 인력으로 영구히 갈아치워 버리거나 차별하는 것과, 대체 인력 고용, 반(反)노조 모임 참가 강요 등을 금지한다.

하지만 이 법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의 몇몇 조항을 바이든의 “발전적 재건” 법에 넣으려 하고 있다.

최근 몇 년은 투쟁이 침체했지만 수많은 분노한 노동자들이 승리를 바라며 다시 파업에 기대고 있다.


노동조합에 대한 지지가 늘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서 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감소해 왔다.

미국의 노조 조직률은 1954년의 35퍼센트, 1983년의 20퍼센트, 2020년에는 11퍼센트 밑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저항의 물결이 크게 일었던] 1960년대 후반에도 전체 미국 노동자의 3분의 1만이 노동조합 조합원이었다.

반(反)노조법과 사측의 탄압이 노조 조직률 감소의 한 요인이다.

하지만 노동조합 관료들이 형편없는 합의안을 조합원들에게 강요하고, 노동자 운동 내에서 사측의 수족처럼 행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파업 일수는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8퍼센트가 노동조합을 지지한다.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8~29세 응답자들의 지지율은 거의 78퍼센트에 이른다.

이런 지지가 협상에 그치지 않는 행동으로 전환돼야 한다.


바이든을 넘어서

많은 노동자들은 지난 20개월 동안 고통을 겪은 후 정치인들의 공허한 약속에 기대고만 있을 수 없었다.

바이든이 공공연히 파업을 지지하기를 한사코 꺼리는 것을 보면 그가 누구 편인지를 알 수 있다.

바이든은 파업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사 분규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동력 부족과 공급망의 교란으로 혼란에 빠진 기업들과 사용자들에게 파업은 업친 데 덮친 격이다. 바이든은 이런 상황을 원치 않는다.

동시에 바이든은 자기 속내를 드러내고 투쟁을 깎아내리거나 진보 대통령 이미지를 구길 수도 없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