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아프가니스탄 난민 29가구가 울산에 정착해 그 자녀들이 각급 학교에 입학했다. 초기에 일부 한국인 학부모들이 이를 반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다양한 이주 배경 아동·청소년들이 학교에 다니는 모습은 낯설지만은 않다.

《교실 뒤의 소년》 온잘리 Q. 라우프, 다봄, 328쪽, 14,800원

최근 반갑게도 난민에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아동 문학 작품이 번역·출간됐다. 영국의 작가 온잘리 Q. 라우프의 첫 번째 소설 《교실 뒤의 소년》이다.

작가는 2015년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디가 터키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후 작가는 프랑스 칼레의 난민촌 등을 방문하며 난민 지원 활동을 해 왔다. 소설에는 작가의 이런 경험이 녹아 있다.

런던의 한 초등학교에 시리아 난민 소년 아흐메트가 전학을 온다. 아흐메트는 피난길에 부모와 헤어져 부모의 생사를 모른다.

주인공 ‘나’와 그 친구들은 아직 영어도 잘 통하지 않는 아흐메트에게 마음을 열고 따뜻한 친구가 돼 준다. 이 아이들에게 아흐메트는 온갖 역경을 견뎌 낸 “가장 용감한 사람”이다. 아이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과 폭탄을 피해서 도망쳐 온 사람들을 어떻게 미워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공은 정부가 더 이상 난민을 받지 않으려고 아흐레 후부터 국경을 통제한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그러면 아흐메트는 엄마와 아빠를 영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국경

주인공과 친구들은 정부가 아흐메트의 부모를 찾아 입국시키도록 ‘비상 계획’을 세워 실행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아흐메트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고 전국적인 찬반 논란이 벌어진다.

“영국의 어려움이 먼저다”, “급진 난민 테러리스트” 운운하는 하원의원, “수천 명의 사람들이 편지를 보내고, 탄원서에 서명하고, 우리 사무실[정부의 출입국 관리 부서]로 전화”를 한 후에야 움직이는 여왕의 모습이 아이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과 대비된다.

아이들은 논란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언론 인터뷰에 나서 단호하게 말한다. “국경 문을 열어 두어야 해요.”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있을까? 한국의 독자들은 이 이름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란 청소년 난민 김민혁 군이다.

한국에서 개종한 김민혁 군과 그의 아버지는 이란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해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냉혹하게 거부했다. 결국 2018년 김민혁 군 부자는 한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당시 김 군은 겨우 중학교 3학년생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같은 학교 학생들이 김 군 부자의 난민 인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청와대 청원을 올리고 폭염 속에서 출입국청과 청와대 앞 팻말 시위를 벌였다.

예멘 난민 500여 명의 제주도 입국으로 난민 반대 세력이 수차례 집회를 열던 당시, 이 캠페인은 난민에 연대하는 목소리의 초점이 됐다. 그리고 김 군 부자가 모두 난민으로 인정받는 승리를 거뒀다.

연대에 나선 학생들에게 김민혁 군은 난민이기 이전에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 어울려 지내 온 친구였다. 이 점이 학생들이 행동에 나선 원동력이었다.

이웃이자 친구로 울산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자녀들이 첫 등교를 하고 있다 ⓒ출처 울산시민연대

이처럼 난민·이주민과 이웃해 살아가는 것은 편견을 허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그 과정이 자동적이거나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소설 속에서도 아흐메트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이를 은근히 두둔하는 교사가 등장한다. 하지만 크고 작은 연대 행동들이 결합되며 난민 반대 목소리는 설 자리를 잃는다. 소설은 연대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 준다.

아동 문학 작품이지만 성인이 읽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독자들은 국경 문이 닫히기까지 아흐레 남았다는 문장에서부터 마음을 졸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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