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한국이 개발한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KF-21 개발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의 무기 산업이 크게 성장했음을 보여 준다. 일례로 2000년에 한국은 세계 31번째 무기 수출국이었는데, 2021년에는 8번째 수출국으로 도약했다(《포린 폴리시》).

문재인 정부 집권기인 2017~2021년에 한국의 무기 수출은 2012~2016년에 견줘 177퍼센트 성장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다.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KF-21 전투기 ⓒ출처 방위사업청

한국 정부는 의식적으로 무기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야 할 자원을 백해무익하게 낭비하는 일이며, 한반도와 그 주변 정세에 미칠 악영향도 만만찮다.

국내 무기업체 매출에서 국내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80퍼센트가 넘는다. 그만큼 무기업체들이 지금까지 성장하는 데 한국 정부가 빠른 속도로 군비를 늘린 게 컸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의 국방예산은 연평균 5.5퍼센트 증가해 왔다.

한국 지배자들은 군비 증강과 무기 산업 육성이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주변 정세에 대처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식한다. 7월 28일 대통령 윤석열이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이지스함(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하게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강력한 해양 안보 구축’을 강조한 까닭이다.

한국의 국방예산은 2025년에 67조 6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1조 원 넘게 늘어날 것이며, 신규 무기 개발 및 구입 비용도 2025년에는 올해보다 5조 원가량 증가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무기 수출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도 삼고자 한다. 윤석열은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00대 무기업체의 무기 판매 금액은 2014년 이후 연평균 4.9퍼센트씩 성장해 왔다.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주요국들의 군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요 산업이 휘청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무기 산업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매경이코노미〉).

대통령실 경제수석 최상목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국제 정세 급변으로 글로벌 방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향후 2~3년의 [무기] 시장 선점 여부가 20~30년을 좌우할 수 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와 국내 무기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다. 그런 성과의 하나로 폴란드와 20조 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맺는 등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방 제국주의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에 일조하는 위험한 행태다.

자주국방?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육중한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가 돼 있다. 그러면서 어느새 이지스함, 중장거리 미사일, 잠수함, 전투기, 탱크 등 첨단 무기들을 제조하는 산업 역량까지 갖췄다.

한국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첨단 무기를 획득하고 무기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한국의 이런 군사주의에는 한국 국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부르주아 민족주의적 열망이 담겨 있다.

한국의 군사주의 강화는 주변국들을 자극하고 군비 경쟁이 악화되는 데 일조할 뿐이다. 일례로, 지난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이 개발하는 신형 미사일들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대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며 경계를 촉구했다. 한국의 KF-21 개발도 마찬가지 효과를 낳을 것이다.

지난해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KF-21 개발이 “자주국방의 토대”라고 평가한 바 있다(2021년 KBS 프로그램 ‘쌤과함께’). “미국에 종속된 무기 운용 체계를 개선”할 기회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KF-21 전투기의 핵심인 엔진이 미국 GE사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자주국방 구호의 허점은 바로 드러난다. 외려 정부와 무기업체들은 KF-21 개발을 계기로 미국·영국 등과의 ‘방산 협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서방 강대국들과의 공동 개발로 무기 제조 수준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다.

지배자들은 국방을 위해 군비를 늘리고 무기 산업을 육성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더 강하고, 더 많은 무기를 원할 뿐이다. 이로 인한 불안정 증대와 재정 부담 등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의 몫이다.

또한 기후 위기, 팬데믹, 생계비 위기에 대처할 재원 투입에는 인색한 정부가 무기 획득과 개발에 이토록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은 대중의 진정한 필요와는 완전히 상충된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