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르크스주의자가 중국 반정부 시위에 대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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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대중 행동의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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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맞서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터져 나오고 있다.
홍콩 시에서 활동하는 마르크스주의자 람치렁에게 현 상황과 운동의 과제를 물었다. 람치렁은 좌파 단체 ‘레프트21’ 회원이다.
[ ] 안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노동자 연대〉 신문 측이 넣은 것이다.
현재 시진핑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시위는 어느 정도로 벌어지고 있습니까?
2022년 11월 중순 이후 중국 본토에서 많은 사람들이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11월 22~23일 정저우 시의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은 이동의 자유를 요구하고,
11월 26일부터 우루무치, 상하이, 베이징, 청두, 란저우, 우한 등지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거나 대학생들이 학내 집회를 열어 우루무치 화재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봉쇄 조치에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봉쇄가 아니라 자유를 원한다”, “봉쇄 해제하라!”, “언론의 자유!”, “404 안돼!”
이 시위는 1989년 이후 최대 규모라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벌어진 저항들과 비교해 보면 지금 시위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첫째, 이번 항의는 지난 10년간 정치운동과 사회운동의 답답한 상태를 타파하고, 갈수록 억압적이 되는 전제적 통치하에서 대중 행동의 돌파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시위가 한 도시나 공장에 국한됐던 과거와 달리 이번 항의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습니다. 1989년 이래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항의 시위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나 생활 수준과 고용 보장 같은
이번 시위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2018년 이후 상하이를 비롯해 크고 작은 도시의 주민들은 대부분 전반적 경기 둔화 속에서 취업난
2020년 초부터 실시된 엄격한 봉쇄 조치로 이미 불경기였던 경제가 더 나빠지고,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소상공인이 대거 파산하고, 농산물이 수확되지 않고 밭에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런 일을 당한 가구들은 곤경에 처하고, 여성의 가족 돌봄 부담이 가중되고, 여성과 아동이 가정폭력에 더 취약해졌습니다.
대중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위한 모든 조처가 전적으로 관료적 상명하달로 진행되며, 대중에게는 전염병에 관해 어떤 결정권도 없을 뿐 아니라 당국과의 기본적인 대화 채널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중국공산당은 오늘
제가 예상하기에, 앞으로 중국 정부는 봉쇄의 범위와 기간을 줄이는 약간의 양보를 하면서도, 거리와 학교의 시위대를 더 강경하게 진압하고, 더 신속하게 해산시키고, 더 많이 체포하려 할 것 같습니다.
중국 내 좌파 학생 조직이나 노동자 조직들은 최근 상황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요?
최근 4년 동안 중국 내 좌파 학생들과 노동자들은 호된 탄압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노동자 활동가나 좌파가 최근 상황에 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오주의자든 혁명적 사회주의자
투쟁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또,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혁명적 사회주의자로서 저는 중국 대중의 항의 행동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현재의 대중 항의 행동은 완전히 정당합니다. 우리는 저항에 대한 모든 탄압에도 반대합니다. 우리는 “봉쇄 말고 자유”라는 구호를 지지하며, 언론의 자유와 집회·행진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 검열을 모두 중단하고 연행자를 전원 석방할 것을 요구합니다. 봉쇄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게 만든 관료도 엄벌해야 합니다.
동시에 각성된 시민과 학생에게 호소합니다. 당국이 대중의 항의 운동을 탄압하고 분열시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은 민주적 토론을 기초로 대응 방법을 논의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대중 행동이 ‘플래시 몹’ 방식의 무정형적 상태에 머물지 말고 아래에서 위로 조직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