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끝났다.

지난해 11월 24일 국정조사 실시 법안이 통과된 뒤 한 차례 기한 연장을 거쳐 총 55일간 활동했지만, 국정조사 특위는 한 달 가까이를 허비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023년도 예산안 통과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국정조사장에서는 생존자, 유가족들의 가슴 찢기는 증언들이 나왔다. “[참사 발생 당시 희생자들] 일부는 빨간색으로 ‘N’ 표시가 몸에 있었고, 경찰에게 (표시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CPR 필요 없음’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목격했을 때는 절반 이하만 그 표시가 있었고 나머지 분들은 제대로 된 지원 없이 방치되었습니다” 등.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끝까지 뻔뻔했다.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의 책임을 명시한 국정조사 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것이다.

11월 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 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보고서는 이렇게 썼다. “이 장관은 행안부가 재난관리주관기관이라고 인정했으나 법령에 따른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신속하게 설치하지 않았으며, 상황 판단 회의를 통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를 요청 및 건의하지 않았다.”

이어서 이렇게 지적했다. “경찰청장이나 행안부 장관의 참사 책임은 인과관계가 없는 게 아니라 수사기관이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국정조사장에서 서울경찰청장 김광호는 참사 당일 경찰 운용의 강조점이 마약 단속에 있었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마약 특별단속도 시작했고, 우리 [윤희근] 경찰청장이 취임하시면서부터 마약에 대한 특별 대책을 지시하셨다. 저희 입장에서는 마약과 범죄 예방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경찰의 이런 우선순위는 바로 대통령 윤석열의 우선순위에 따른 것이었다.(관련 기사: 본지 440호, ‘이태원 참사, 왜 윤석열 책임인가?’)

그런데도 1월 13일 경찰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는 이상민, 오세훈, 윤희근 등을 무혐의 처분하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특수본 관계자는 앞선 5일 브리핑에서 이런 이유를 댔다. “업무상과실치사상 책임을 묻기 위해선 구체적 주의 의무가 있어야 한다. (사고)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재난안전법 규정에 따르면 상위 기관으로 갈수록 의무의 구체성과 직접성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을수록 책임이 줄어드는 것이다! 권력은 권력대로 누리는 자들이 책임은 안 지고 법적 책임 규명에서 빠져 나가기도 더 쉬운 것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8월 정부의 위기 관리 표준 매뉴얼에서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삭제했다. 재난 발생 시 법적 책임을 물을 소지를 미리 차단해 놓은 것이다.

따라서 (기껏해야 법적 책임 밝히기가 거의 전부인) 경찰·검찰 수사와 그만한 강제수사권조차 없는 국정조사를 지켜보기만 하는 것으로는 진실과 책임을 더 규명하고 윗선이 책임지도록 압박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다.

법적·의회적 절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윤석열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으며 대정부 항의 투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뻔뻔하고 무책임

국정조사 종료 다음날인 18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향해 “제2의 세월호냐,”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막말을 쏟아 냈던 김미나 창원 시의원의 제명 안건이 창원시의회에서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명에 반대한 것이다.

이상민 등 참사 책임자들이 뻔뻔하게 굴 수 있는 것은 이태원 참사 최고 책임자 윤석열이 뻔뻔하게 그들을 비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윤석열은 국가보안법 수사, 노동조합 수사 등으로 한반도 평화 운동가들, 윤석열 퇴진 촛불행동 참가 단체민주노총 등을 압박하고 있다. 노동운동, 반제국주의 운동, 정권 퇴진 운동 등을 위축·분열시키려는 포석일 것이다.

참사의 정치적 책임자 윤석열에게 책임을 묻고 정부의 시장 지향 ‘개혁’ 정책들에도 반대하는 연합된 대중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그런 운동은 선거적(내년 총선)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순전한 대중 항의를 목표로 건설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