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개원한 이번 임시국회에서 언론악법을 기어이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언론악법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민생법안’이라고 선전해 왔지만 국민의 62.2퍼센트가 이를 ‘방송장악 등 정치적 차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문방위 위원장 고홍길도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 진출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미디어법을 하는 이유”라고 실토했다.

이명박 정부의 조중동 살리기와 비판언론 죽이기는 매우 노골적이다. 조중동 광고 거부 운동을 벌인 언론소비자주권연대(언소주)를 탄압하는가 하면 미운털 박힌 MBC만 쏙 빼놓고 KBS와 SBS에 1억 8천만 원 규모의 신종플루 예방 광고를 주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조중동의 ‘표현의 자유’는 한껏 고무하는 한편,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들에는 재갈을 물리려 한다. 검찰이 PD수첩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이 대놓고 MBC 경영진 사퇴를 종용한 것은 최근 사례일 뿐이다.

집권 직후 KBS와 YTN 등 언론계에 낙하산을 내려보냈고 MBC 〈PD수첩〉 PD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시도하기도 했다.

인터넷 게시판에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미네르바를 구속했고 더 나아가 사이버 모욕죄 등을 신설하겠다며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으려 한다.

이명박 정부가 이토록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은 지난해 촛불항쟁 이후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반란의 기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런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

불만의 원인이 양극화, 비정규직 양산, 정리해고, 복지 삭감 등에서 비롯한 것인데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기업주들의 이윤과 부자들의 재산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근본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상 검열

이명박은 이런 첨예한 갈등 속에서 언론 보도나 인터넷이 대중의 분노를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까 봐 두려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것이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은 단순히 정부 정책이나 정권에 대한 반대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를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기본권에 대한 탄압이다. 표현할 수 없는 ‘사상의 자유’는 사상 검열을 의미할 뿐이다.

실제로 유인촌의 문화체육관광부는 〈반두비〉 등 정부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에‘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고 한예종에서 이론 교육을 폐지하려 하는 등 자유로운 의식 발전 자체를 가로막으려 한다.

그래서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 하워드 진은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까닭을 이렇게 표현했다. “첫째,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한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해, 자주와 자존을 지키기 위해, 세계의 중요한 일부가 되어 살아가기 위해, 생생히 살아 있기 위해 표현의 자유는 본질상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세계를 변화시키고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는데 절실히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지 결정하는 정부와 이를 뒷받침하는 사법부, 그리고 거대 언론사가 ‘표현’에 필요한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이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권리장전[헌법]의 존재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으려는 것은 심각한 착오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실천을 통해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이것은 항상 진실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누르기를 좌절시켜야 한다. 지난 1년 반의 경험으로 볼 때 이는 이명박 정부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