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독자편지는 〈레프트21〉 26호에 실린 홍현우 씨의 독자편지를 보고 또 다른 독자가 보내 온 답변입니다.
불의한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전쟁, 민주주의, 노동 등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마련입니다. 저는 그런 문제들이 자본주의 체제와 연결되어 있고, 함께 싸워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체제의 핵심인 이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노동자들이 바로 그런 투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일찍 해산시킨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홍현우 씨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이 갖게 되는 생각들도 살펴봐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이 작업장 안에서 단결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들이 작업장 안에만 갇혀 있게도 합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작업장 밖 세상과 자신의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저는 2007년말에 이주노조 지도부 강제출국에 항의해 이주노동자들이 벌인 농성에 참가한 적 있습니다. 그곳에 연대하러 온 대학생들을 한 이주노동자가 매우 환영하면서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 투쟁에 연대하기를 꺼려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연대한 학생들이 너무 고맙고 소중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연대하게 됐다.”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금속노조 작업장이 늘고 있다는
더 거대한 사회적 격변은 노동자들의 의식을 집단적으로 급격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1차세계대전을 지지했던 러시아 노동자들은 전쟁으로 인한 끔찍한 학살과 기아 등을 겪어야 했고, 이에 맞서 싸우면서 결국 1917년에는 전쟁을 계속하려는 정부를 뒤엎고 전쟁을 중단시켰습니다.
당장은 노동자들의 의식이 부문을 뛰어넘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역사는 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행동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1917년 러시아 노동자들의 의식 변화에는 사회주의자들의 조직인 볼셰비키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홍현우 씨와 같은 진지한 대학생들과 활동가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쟁을 지속하고, 주변 동료들을 설득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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