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유럽행 난민은 줄었지만 유럽 지배자들 갈등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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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코빈에게 브렉시트에 대한 2차 국민투표 실시를 지지하라고 요구하는 노동당 내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 압력은 노동당 우파
이 열렬한 유럽연합 지지자들이 유럽연합의 실제 실천을 보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가장 확실한 예시는 지난 2주 동안 열린 두 번의 정상회담이다. 두 회담에서 모두 ‘이민 위기’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6월 28일 이 이슈가 “유럽연합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실제로 메르켈이 의미한 바는 그 자신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민 위기’는 없다. 난민을 포함해 순 이민자 수는 유럽연합 전체 인구의 0.4퍼센트와 0.5퍼센트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유럽연합은 인구의 고령화로 이민이 없으면 인구가 더 감소할 것이다. 만연한 참극, 특히 시리아에서 벌어진 전쟁 탓에 2015년에 수많은 난민이 지중해를 건널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이사회에 따르면, 미등록 이민자 수는 2015년 10월의 최고치에 견줘 96퍼센트나 감소했다.
끔찍한 현실이 개선됐기 때문은 아니다. 아직도 매년 여름 지중해에서 절박한 사람들이 수천 명씩 죽고 있다. 그러나 지중해를 건너는 사람들의 숫자는 줄었다. 메르켈이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맺은 EU-터키 난민 송환 협약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에르도안을 “권위주의자”라고 비난하기를 즐기지만, 정작 그 정권에 돈을 지불하며 터키가 시리아 난민의 발을 최대한 많이 묶어 두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으로의 이민 문제를 다룰 때 유럽행 난민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논의는 극우 세력이 주도하고 있는데, 그들은 인종차별적 판타지에 기반해 이민자들에 대한 악선동을 일삼으며 표를 얻어 왔다.
그 논의에서 독일과 이탈리아, 이 두 나라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독일은 경기 활황 때문에 많은 이민자들이 가기를 바라는 나라이다. 2015년 9월 메르켈은 짧게나마 용기를 내며 독일 국경을 열었다. 그 해에 10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독일로 들어왔다.
형편없이 시행되다가 곧 뒤집어진 이 독일 난민 정책은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
기사당
메르켈은 난민이라는 “짐”을 분담하려고 유럽연합의 다른 정부들과 합의점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유럽 곳곳에서 새로운 우익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메르켈은 퇴짜를 맞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총리 제바스티안 쿠르츠는 파시스트가 포함된 정부의 수장이며, 난민을 일체 받으려 하지 않는 동유럽·중앙유럽 국가들을 이끈다.
두 가지 이유로 이탈리아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이탈리아는 유럽연합 주요국들 중, 지중해를 건넌 이민자와 난민이 처음 도착하는 나라다. 둘째, 이탈리아 정부는 내무부 장관 마테오 살비니가 주도하는데, 그는 극우 정당인 ‘동맹’의 대표이고 반이민 선동으로 인종차별적 공격이 급증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유럽연합의 새 계획은 북아프리카에
따라서 유럽연합이 국가 간 갈등을 초월한다는 상투적 이야기와는 달리, 이민 이슈는 유럽연합이 국가 간 갈등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극우 세력이 치고 나오고 있다. 노동당 좌파는 코빈에게 현재 유럽연합을 운영하는 쓰레기 같은 자들과 한 패가 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이곳 영국에서도 퍼지고 있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에 맞서서 코빈이 행동하도록 촉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