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태

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5월 16일 2차 집회를 열었다. 5월 10일 1차 집회에 예상을 깨고 2500명이나 모이면서 사측은 약속하고는 주지 않던(4월말에 지급했어야 할) 성과금을 다급히 14일에 지급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1차 하청 노동자들에게만, 그것도 업체별로 차등 지급을 했다. 약속한 것이고 예상보다 저항이 세서 할 수 없이 지급하지만, 노동자들의 기를 그저 살려주기만 할 수는 없다고 보고 이간질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번 투쟁을 주도한 대우조선 정규직노조와 하청 노조는 이런 이간질에도 2차 집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 아예 성과금을 받지 못한 하청 노동자들에게도 성과금을 지급하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이미 수천 명이 성과금을 받았기 때문에 2차 집회 규모가 크게 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16일 집회에도 1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노조로도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므로 여전히 참가 규모는 인상적이었다.

필자가 이날 공장에 도착한 오전 시간, 정규직 노조인 대우조선지회는 곳곳에서 방송차를 이용해 2차 집회 참가를 호소하고 있었다. 그 중 필자가 탄 차량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들이 함께 있었고, 공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참가 호소를 했다.

오늘 다 같이 모여서 우리의 권리를 찾읍시다! 집회에 참가해 주십시오!”

집회 참가를 호소하고 있는 노동자들 ⓒ김지태

쉬는 시간, 하청 노동자들이 삼삼오오 쉬고 있는 곳에서는 직접 참가를 호소했다. 그러자 한 노동자가 “저는 물량팀입니다. 돈이 안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한 이주노동자는 “왜 우리는 돈을 안 주죠?”라고 물었다. 활동가들은 “함께 투쟁해야 성과금을 쟁취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성과금 지급에서 제외된 하청 노동자들의 불만이 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일당직 노동자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몇 년 전에 회사가 어렵다면서 모든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했습니다. 어렵다니까 우리도 감수했죠. 그런데 깎을 때는 다 같이 깎더니, 줄 때는 왜 우리만 뺍니까?

집회가 시작될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집회 장소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이번에는 얼마나 올까?”

걱정이 무색하게 점심 식사를 마친 노동자들이 여기저기서 몰려 오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두 번째 집회라 그런지 익숙하게 활동가들에게 머리띠와 깔판, 하청노조 가입원서를 받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순식간에 1000여 명이 모였다.

사측이 성과금을 1차 하청 노동자들에게 지급했기 때문에 규모가 줄었지만,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도 사측의 탄압 때문에 투쟁에 쉽게 나서지 못했던 하청 노동자들이 1000여 명 모인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게다가 투지도 높았다. 이채롭게도 여성 하청 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들도 꽤 많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최근 조선소 내의 다른 하청 노동자 투쟁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제가 하는 일은 파워그라인더 노동자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들이 파업을 벌여서 성과를 얻었죠. 그 때 함께 하지 못해 참 미안했고 힘도 받았습니다.”

대거 노조 가입

정규직 노조와 함께 집회를 주최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김동성 지회장이 발언에 나섰다.

그간 하청 노동자가 3만 5천 명에서 1만 5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수입니다. 우리는 뼈 빠지게 일한 대가를 못 받았습니다. 일을 똑같이 해도 월급이 낮았습니다. 함께 일한 동료가 산재로 죽어도, 그 죽은 자리에서 일하라고 강요당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꿉시다.”

대우조선 식당 노동자들의 노조인 웰리브지회 심용환 지회장이 연대 발언을 했다. “모든 하청 노동자들에게 성과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날 집회를 공동 주최한 대우조선지회(정규직) 신상기 지회장도 발언했다. “우리는 똑같은 배를 만드는 똑같은 노동자입니다. 하청 노동자 조직화에 함께 나서겠습니다.”

금속노조 김호규 위원장도 찾아와 하청 노동자 투쟁에 대한 연대를 밝혔다. 좋은 일이다.

공장을 행진하는 노동자들 ⓒ김지태

집회를 마치고도 200여 명이 남았다. 이들은 공장 내 행진을 시작했다. 기세 좋게 구호도 외쳤다. “차별 철폐!”, “노조 가입!”, “모든 하청 노동자들에게 성과금을 지급하라!”

일하던 하청 노동자들이 행진 대열을 쳐다보기도 했다. 행진을 마친 노동자들은 이후 투쟁을 기약하며 해산했다. 이날 하청 노조 가입 호소에 즉석에서 120여 명이 가입했다. 앞으로 거통고지회는 정규직 노조, 지역 단체들과 함께 하청 노동자 조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성과금 차등 지급에 대한 불만도 계속 잘 대변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화도 성과를 더 거둘 수 있다. 집회에 참가한 한 하청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집회가 다시 잡히면 동료들을 데리고 다 같이 갈 겁니다. 아직 성과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 노동자가 노조 가입서를 들고 "하청 노조에 가입합시다"를 외치고 있다 ⓒ김지태
공장을 행진하는 노동자들 ⓒ김지태
공장을 행진하는 노동자들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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