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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서로 티격태격해도 보수적 반동에는 일치

대장동 허위 공세로 반사이익 노리는 국민의힘 후보들 10월 31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합동 토론회 ⓒ출처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11월 5일 최종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윤석열이 불안정한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홍준표가 뒤를 쫓고 있다.

윤석열은 10월 31일 마지막 예비후보 TV 토론회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중도 확장성을 내세웠다.

중도이기는커녕 윤석열의 그동안 대선 행보는 전통적 우파의 복사판에 불과했다. “120시간 노동” 발언이 드러낸 건 기업 이윤을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 유연성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소신이었다. 그래서 윤석열이 민주노총과 “강성” 노동조합이 사회 위기를 낳고 있다고 비난했을 때는 사람들이 덜 놀랐다. 너무 전형적인 레퍼토리였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최근 5·18과 쿠데타를 빼면 전두환 정권도 잘한 게 있다는 강변으로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경제 성장을 이유로 군부 독재·폭압을 옹호한 발언은 노골적인 우파성을 다시금 드러낸 사례였다.

친제국주의적인 한미동맹 강화를 거듭 강조하며 미국의 전술핵 도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은 새 바람을 일으키기는커녕 지지율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에게 기대했던 중도 지식인들은 모두 당황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 민주당 이외의 대안을 찾는 무당층, 특히 일부 청년들 사이에서 홍준표 지지 상승 현상이 일어났다.

홍준표가 도덕성과 인품을 말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그는 경남도지사 시절 무상급식 예산을 끊어버리고,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쇄하고, 자신에게 항의하는 노동자나 진보정당 의원에게 막말 욕설을 일삼았다.

최근 홍준표는 본경선을 앞두고 당원들의 지지를 잡으려고 연일 노골적인 우파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에 부담을 준다며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노동제를 중단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폐지하겠다고 했다. 아시아판 핵 기획그룹을 설치해 핵무기 도입을 현실화하겠다거나 이명박·박근혜 즉각 사면을 공약하기도 했다.

홍준표 지지 상승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홍준표는 최근 몇 년간 국민의힘 바깥에 있었고, 정치적 경험이 적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그가 경남도지사 등 정치 일선에 있을 때 벌인 여러 악행과 막말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을 수 있다. 윤석열도 한때는 20대에서 지지가 높게 나왔었다.

20대 청년층은 분노가 커서 휘발성이 강한 무당층이 많다. 20대 청년은 조국 사태 등으로 문재인·민주당 정부에 대한 환멸이 크지만 국민의힘에 딱히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니다. 조사에 따라서는 무당층이 40~50퍼센트에 이른다.

그럼에도 청년층의 유동성이 우파에게 유리하게 이용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홍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모두 본질에서는 차이가 없는 도긴개긴 우파다. 윤석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논란을 낳자 홍준표·유승민·원희룡은 한 목소리로 윤석열을 비판했지만, 정작 전두환의 쿠데타와 광주항쟁 살인 진압의 공범자인 노태우가 죽자 ‘많은 공을 세우신 분’이라며 추켜세우기 바빴다. 원희룡은 2007년 설날 전두환을 찾아가 세배까지 했던 자다.


증거 없이 해대는 대장동 공세

국민의힘 예비 대선후보들은 이재명을 대장동 공세로 공격하는 데에도 한마음으로 전념하고 있다.(관련 기사: 본지 389호 ‘대장동 의혹: 팩트체크로 균형 있게 보기’)

윤석열은 검사 시절 경험으로 볼 때 “[범죄] 견적이 나온다”라고 했고, 홍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재명을 구속시키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나 공세를 퍼붓는 와중에도 지난 몇 주간 이재명의 비리 공모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힘 전 의원이자 “50억 약속 모임” 일원인 곽상도에 대한 의혹이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곽상도가 화천대유 김만배의 부탁을 들어 준 대신 아들 고용과 이익금 분배를 약속받았다는 혐의를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부탁’의 내용은 대장동 개발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다른 은행의 컨소시엄이 아니라 하나은행 컨소시엄(화천대유 참여)이 선정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곽상도는 박근혜의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고, 하나은행 회장 김정태는 박근혜 정부와 여러 유착 의혹을 받아 왔다. 제대로 수사가 된 것은 별로 없지만 말이다. 최근엔 김만배·곽상도·김정태·윤갑근(당시 검찰 성남지청장으로 고검장을 지낸 뒤 국민의힘 총선 후보로 청주에서 출마했다가 낙선. 이후 라임펀드 관련 뇌물 수수로 구속) 등이 모두 같은 대학 동문이라는 점이 보도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공세를 폈던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건도 증거 없이 해대는 공세로 보인다.

황무성은 이재명에게 찍어내기 당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실은 황무성이 임기 중에 다른 뇌물·사기죄 건으로 형사재판 중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사장직을 내려놓은 것은 이 재판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자가 자리를 유지했다면 더 문제였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초 국민의힘 정찬민 전 용인시장이 개발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건으로 구속된 사건도 마치 없는 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이 대장동 사업에서 성남시로 환수할 금액을 정해 놓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것이 시 정부의 이익을 빼돌려 민간업자들에게 몰아준 “배임” 범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동안 부동산 개발에서 건설사와 그 커넥션들은 사후 수익 배분 방식의 허점을 이용해 비용을 뻥튀기하고 이익을 빼돌려 왔다. 우파의 주장은 마치 이게 더 낫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더욱이 윤석열이나 홍준표 등 국민의힘 후보들은 하나같이 부동산 문제 대책으로 개발 규제를 대폭 풀고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을 깎아서 투자자들에게 투자 동기를 제공하고, 재건축과 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석열, 홍준표 등은 부동산 개발의 공공성 문제에는 아무 관심도 없으면서 뜬소문과 음모론을 동원해 이재명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그들이 대변하는 이 나라 지배계급 주요 부분은 이재명의 아주 제한적인 개혁 시도조차 변화 염원 대중의 행동을 끌어올릴까 봐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