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이 촉발한 제국주의 전쟁이 마르크스주의자들을 혹독한 시험대에 올렸다. 오늘날 이미 우크라이나 좌파와 러시아 좌파 일부가 자국 정부를 중심으로 결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주 최근까지 계급 간 전쟁을 주장했던 사람들 중 몇몇은 이제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코사크식 호칭인 “바티카”(우크라이나어로 ‘아버지’를 뜻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반면, 러시아의 “공산주의자들”은 갈수록 노골적인 애국주의로 기울고 있다.

우리는 이미 역사에서 이와 유사한 일을 목격한 바 있다. 제1차세계대전 동안 제2인터내셔널의 사회[민주]주의 정당 지도자들은 자국 지배계급을 지지하면서 계급투쟁을 뒷전으로 미뤘다.

러시아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은 1915년에 ‘제국주의 전쟁에서의 자국 정부의 패배’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여기서 레닌은 이렇게 썼다. “‘계급 간 휴전’을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너뜨리고 계급투쟁을 긍정하는 유일한 정책은, 노동계급이 자국 정부와 지배계급이 어려움에 빠진 상황을 그들을 타도하는 데에 이용하는 것이다. … 그러나 이런 정책은 자국 정부의 패배를 염원하지 않거나 그 패배에 기여하지 않으면서 달성하거나 추구할 수 없다.”

“전쟁 전 이탈리아 사회민주주의자들이 대중 파업을 의제에 올리자, 부르주아지는 그런 짓은 대역죄가 될 것이며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반역자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자신들의 관점에서는 명백히 옳게) 답했다.

“참호에서 적군과 친교하는 행위가 반역인 것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명백한 반역 행위다. 부크보예트처럼 ‘대역죄’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하거나 셈콥스키처럼 ‘러시아의 붕괴’에 반대하는 글을 쓰는 이들은 노동계급의 관점이 아니라 부르주아지의 관점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급은 ‘대역죄’를 저지르고 ‘자신’의 ‘위대한’ 제국의 패배와 붕괴에 기여하지 않고서는, 계급적으로 자기 정부에 타격을 입히거나 ‘우리’ 나라와 전쟁 중인 ‘외국’의 프롤레타리아트 형제에게 (실제로) 손을 내밀 수 없다.”

이것이 유일한 사회주의적 관점이다.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다.

대역죄

그러나 레닌은 결코 피억압 민족의 민족 해방 투쟁과 민족을 억압하는 제국주의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았다. “민족 문제에 관한 글에서 이미 나는 민족주의 문제를 추상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아무 쓸모가 없다고 밝혔다.

“억압 민족의 민족주의와 피억압 민족의 민족주의, 강대국의 민족주의와 약소국의 민족주의는 반드시 구별돼야 한다.

“억압받는 민족의 민족주의에 대해 강대국 국민인 우리는 역사적으로 무수히 많은 폭력을 저지른 죄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들에게 수없이 많은 폭력을 저지르고 그들을 모욕하고 있다.

“억압 민족에 속한 사회주의자들에게 마르크스는 그들이 피억압 민족에 취해야 할 태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지배 민족(잉글랜드와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들이 가진 공통의 결함을 대번에 들춰낸다. 바로 피억압 민족에 대한 사회주의자의 임무를 이해하지 못하고 ‘강대국’ 부르주아지에게서 온 편견을 자기 것으로 체화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주장해야 하는가? 현재의 갈등은 러시아 대 나토의 제국주의적 갈등이다. 러시아 국수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억압의 역사에 관해 제국주의적 주장을 편다. 러시아 국가는 본질적으로 “우크라이나” 국가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제국주의 시대에 우크라이나 독립 강령은 프롤레타리아의 혁명 강령과 직접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썼다. 모든 국제주의적 사회주의자들은 민족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야 노동계급이 ‘즉자적 계급’에서 ‘대자적 계급’으로 발전하고 본격적인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러시아 제국주의와 국수주의에 반대하는 국제 연대만이 현재 러시아 노동자와 우크라이나 노동자를 단결시킬 수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총동원령이 곧 선포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선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사람들은 서방의 제재에 분개한다. 한편으로는 일부 러시아인들이 푸틴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反)서방으로 결집하려는 러시아인들도 있다. 시민사회와 반전 운동의 취약성이 증대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는 냉철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공통의 국제주의를 강화하는 것이 사활적이다.

인터내셔널이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