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영국 · 호주의 핵잠수함 합의 ─ 중국 견제 위한 태평양의 군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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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제국주의적 경쟁이 세계 곳곳에서 첨예해지고 있다.
3월 6일 강제동원 한일 합의가 이뤄지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한·미·일 동맹을 강화할 기회를 얻었다.
3월 10일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관계 복원 합의를 자신이 중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중동에서 주요 전략적 행위자로 등장했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3월 13일 대
회담 직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척을 2030년대 초 오스트레일리아에 판매할 것이고, 필요시 2척을 추가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현재 미국의 최신 공격형 핵추진잠수함
이번 공급 계획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은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10년은 빠른 일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군 고위 장성 일부는 수십 년이 아니라 수년 내에 중국과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난 1월 미 공군 공중기동사령부의 4성 장군인 마이클 미니헌은 미국과 중국이 2025년에 전쟁을 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당장은 오스트레일리아가 미국·영국의 핵잠수함 기지 역할을 할 듯하다. 미국과 영국은 오스트레일리아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퍼스에 잠수함을 각각 최대 4척
이번 오커스 합의는 한국 지배자들의 핵무장 야망도 자극했다.
디젤엔진의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핵잠수함은 연료 재충전을 위해 수면으로 올라갈 필요가 없다. 탐지를 피해 수중에 오래 머무르면서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다.
“게임 체인저”
바이든은 이번 오커스 합의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라고 꾸몄지만, 실은 중국을 겨냥해 태평양의 군사화를 강화하는 조처다.
중국과 오스트레일리아는 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이 핵잠수함을 보유하면 해양 작전을 펼 능력과 지역적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력이 강해지면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에 대한 억지력과 더불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확신하게 됐다.”
이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는 자국 “역사상 최대로 국방력에 투자”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이 핵잠수함을 갖게 되면 남중국해·동중국해 등으로 진출해 미군과 연합 작전에 나설 수 있다.
바이든은 이번 합의의 목표가 인도-태평양의 판세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협력해 중국을 더 효과적으로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영국이 “핵확산금지조약
그러나 바이든은 “이 합의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본·필리핀·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국과 군사 협력을 늘릴 계획을 뜻하는 것이었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핵잠수함 도입 계획을 지지했다.
바이든의 이런 구상은 이번 합의를 발표한 장소에도 반영됐다. 샌디에이고는 미국 서해안의 최대 군사 기지이자 해군 기지가 있는 곳이다.
오커스 정상회담에 참석한 영국 총리 리시 수낙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이와 관련해 영국 특수부대 코만도 1개 중대가 사상 최초로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 참여한 것은 불길한 징조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기존 세계 질서를 계속 주도하기 위해 유럽에서 나토
인도-태평양에서는 오커스가 군사 동맹의 주요 축이다. 오커스의 목적은 미래의 전쟁에 대비해 인도-태평양을 군사화하는 것이다. 오커스는 2021년 9월 결성됐는데, 참가국들의 의회에서조차 공식적으로 토론된 적이 없었다.
군비 지출 증가, 위험한 신형 무기 제공 등은 전쟁을 억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위험을 키우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군사 동맹을 강화하며 군비 지출을 크게 늘리고, 일본이 군국주의화에 박차를 가하고, 윤석열 정부가 서방 제국주의 편을 드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